[ 사진 - 육군훈련소 누리집 갈무리 ]
[ 사진 - 육군훈련소 누리집 갈무리 ]

[이코리아] 7일 논산시와 육군훈련소가 전국 어디에도 없는 ‘병영 체험형’ 이색 투어라는 명목으로 논산 육군훈련소의 관광 상품화한다는 사실을 발표해 훈련병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논산 육군훈련소는 1951년 창설돼 70년 동안 900만 명이 넘는 육군 장병을 키워낸 대표 훈련소로, 연 12만 명이 입영해 육군 신병의 절반을 양성하고 있다. 

부대 및 훈련장 면적은 약 450만㎡로 여의도의 1.5배,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약 76개 규모에 다다르고, 단일부대로서 세계최대의 규모의 교육 기관으로 상주 인원만 15,500 ~ 18,000여 명에 이른다.

논산시는 육군훈련소와의 협약을 통해 훈련소를 찾은 관광객·입소 장병 가족들이 다양한 병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부대 내 개방 공간을 견학·관람하는 형태의 ‘병영 체험형’ 관광상품도 개발할 생각이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뿐만 충남 남부권의 미래 살 거리를 국군과 논산시가 합심해서 만들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라며 “안보·관광도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박원호 육군훈련소장도 “지속적인 상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지역사회와의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협약사항을 내실 있게 추진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다.

[사진 - 논산 육군 훈련소 관광 상품화에 대한 찬반설문, 빨강-부정, 노랑-중립, 초록-긍정, 출처- 옥소폴리틱스 ]
[사진 - 논산 육군 훈련소 관광 상품화에 대한 찬반설문, 빨강-부정, 노랑-중립, 초록-긍정, 출처- 옥소폴리틱스 ]

누리꾼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추진해 볼 만한 사업으로 보이겠지만, 국가안보나 훈련병들의 처우 등에는 하등 도움 될 게 없다. 논산시의 약간 수입개선과 안보, 군인 처우를 두고 저울질하라면 난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듯"이라고 말해 안보과 훈련병의 복지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른 누리꾼은  "관광객들 온다고 훈련병들 훈련시간 줄이고 매일 대청소시키겠네요"라고 말했다.

소수이지만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국민의 군대, 시민의 군대란 시각으로 보면 구경꺼리란 부정적 색안경을 벗어 놓고 보면 어떤 형태로든 국민과 군의 접점을 늘리는 것은 긍정적이란 생각이다."라고  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논산시는 급히 뒷수습에 나섰다. 지난 2006년부터 3년 동안 열렸던 입영문화축제와 같은 방식으로 병영 문화를 체험하는 것일 뿐, '훈련병 관람'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육군 측도 훈련병과의 접촉이나 훈련병을 상품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교육 훈련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산훈련소 관광 상품화는 내년 상반기 시범적으로 실시된 뒤 보완을 거쳐 내년 후반기에 정식으로 시작될 계획이다.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는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은 지자체장으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훈련병의 입장에서 군훈련소를 관광 상품화하는 것이 적절한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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