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학력성취도 전수평가 부활에 대한 연령별 찬성표, 초록-찬성,노랑-중립,주황-반대, 옥소폴리틱스 갈무리 ]
[ 사진- 학력성취도 전수평가 부활에 대한 연령별 찬성표, 초록-찬성,노랑-중립,주황-반대, 옥소폴리틱스 갈무리 ]

[이코리아] 교육부는 11일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도입한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교육계를 비롯해 누리꾼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확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지난 정부에서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별로 밀착 맞춤형 교육을 해서 국가가 책임지고 기초학력 안전망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은 학업성취도 전수 평가가 사실상 일제고사의 부활이 아니냐는 것이다. 

교육부는 같은 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일제고사나 전수평가를 부활하겠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고 행명했지만, 교육계 일각에선 반발이 거세다.

교육부의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의 핵심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기초학력 진단을 확대하는 것이다. 올해는 초6·중3·고2가 평가 대상이고, 내년에는 초5와 고1이, 2024년에는 전 학년이 평가 대상이 된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방식은 학교 희망에 따라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시절처럼 일제고사 방식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학교가 학기 시작 전에 ‘학습 지원 대상’ 학생을 선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학력 진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전수평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제고사는 서열화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1998년에 폐지된 바 있었으나, 2008년 이명박 정부시절 다시 부활했다. 그러나 시·도간, 학교간 서열화가 조장되고 교육과정의 파행적인 운영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 2017년 다시 폐지되었다.

'학력성취도 전수평가'에 대한 선생님들의 입장은 어떨까.

전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1일 입장문을 통해 “기초학력은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갈 소양이라는 점에서 기본권”이라며 “그 기본권의 보장이 교육감에 따라, 학교에 따라 들쭉날쭉 하지는 않아야 한다.”라며 교육부의 발표를 환영했다.

교총은 이어 “평가‧진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에 따른 맞춤형 학습지도”라며 “교사가 열정으로 학생 교육에 충실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교실 환경 구축과 근무 여건 조성에 나서야 한다”며 정규교원 정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학생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서는 학생 개별교육을 위한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 수업 연구와 방과 후 지도를 위한 비본질적 행정업무 폐지,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등 근본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생각은 다르다. 전교조는 11일 논평을 통해 “주먹구구식 기초학력 보장방안은 시도교육청의 일제고사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학교를 다시 선다형 시험의 과거로 되돌릴 게 뻔하다.”라며 “일률적 평가 잣대로 인한 교육과정의 획일화는 예정된 수순이다.”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정부는 학생들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교사를 줄이고 초중등 교육예산을 축소하려는 계획부터 철회하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교육여건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한 커뮤니티에서  학력성취도 전수평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찬성(40%)과 반대(44%),중립(16%)로 반대 의견이 다소 우세했다.

한 누리꾼은 “국·영·수 시험점수 높으면 훌륭한 인적자원임? 좋은 인적자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 일제고사라는 거야?ㅋㅋㅋ 인적자원의 중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왜 그게 일제고사 부활의 이유가 되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네 오히려 일괄적인 국·영·수 공부보단 전문지식 교육을 시키는 게 더 낫지 않음?”이라며  획일적인 평가방식을 비판했다.

또 “중산층이 모여 사는 학군에는 따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학생들의 성적은 높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 많은 학군에서는 기준에 도달하기 쉽지 않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교사와 학교만 쪼아댄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다.

다른 의견으로는 “시험은 건강검진과 같다. 건강검진을 통해 신체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되고 그 문제를 해결하여 건강을 개선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시험을 통해 어떤 과목을 못 하는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 고등학교에 가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해결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라며 찬성했다.

서열화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ㅎㅎ 이제 학교별 격차가 수치로 나올 테고 관련된 사교육, 부동산이 움직이겠네요…. 이런 세상이 좋으십니까…. 어르신들….”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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