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 수립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는 국민정책제안플랫폼 ‘국민제안’ ‘온국민소통’ ‘국민생각함’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이코리아>는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서 소통을 돕기 위해, 플랫폼에서 토론하는 주제와 쟁점을 해설해 보도한다.

음료, 식품 점자 표기 예시.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 점자 표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음료, 식품 점자 표기 예시.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 점자 표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온국민소통에서 캔음료 점자 표기 개선 방안에 대한 토론이 내달 초까지 진행된다. 이번 의제를 제안한 네티즌 A씨는 주변 시각장애인이 콜라를 마시고 싶었는데 찾을 수 없어 대신 주스를 마셨다는 사연을 소개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A씨는 "캔에 음료로만 점자 표기가 돼있는데 콜라, 사이다, 오렌지주스 등 상세해야 원하는 음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료 점자 표기 문제는 매년 꾸준히 제기된다. 업체들 대부분 공정상 비용 부담을 이유로 제품마다 다른 점자를 표기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자를 새길 공간이 좁은 것도 걸림돌이다.

시각장애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원샷한솔’이 지난해 공개한 콘텐츠는 이런 문제를 잘보여준다. 당시 그는 캔, 페트병, 유리병, 종이팩 등에 담긴 음료 30여 개 중에 팔도 ‘비락식혜’와 하이트진로 ‘테라’만 브랜드 이름을 맞출 수 있었다.

그는 일반음료와 탄산음료를 파악하는 데 혼선을 겪기도 했다. 점자가 ‘맥주’ ‘음료’ ‘탄산’ 세 가지로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탄산이 들었지만 음료로 표기했거나, 점자가 전혀 없는 음료도 있었다.

해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기린양조는 1997년께부터 자사 맥주에 ‘술’이라고만 표기하고 있다. 아사히는 1996년 맥주에 ‘맥주’라는 점자를 새기기 시작했지만, 2001년부터는 다양한 주류를 담을 수 있게 ‘술’로 변경했다.

유럽 음료는 점자를 표기하지 않은 제품이 국산 대비 눈에 띄게 많다. 기자가 방문한 마트의 음료·주류 코너에서는 유럽에서 수입한 제품만 점자가 없었다.

국내 업계에서는 최근 베스트셀러 제품 위주로 브랜드 이름을 표기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페트병 생수와 음료인 ‘아이시스8.0 300ml’ ‘칠성사이다 500ml’에 브랜드명을 점자로 적고 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차에서는 지난달 식품의 점자 표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업체들이 점자의 규격과 위치 등을 통일하도록 유도해 시각장애인들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캔은 상단에 표기해야 한다. 페트병은 병목 아래나 병 하단을 권장한다. 단, 가이드라인에 법적 효력은 없으며 업계 자율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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