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대전·충남·세종의 '중원 대결'에서 경선 10연승을 거두며 누적 득표율 과반을 넘기는데 성공했다. 이제 대구·경북,경기,서울 등 세 지역을 남겨둔 경선 종반 들어 과반 득표를 회복한 문 후보는 결선투표 없이 대선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을 그만큼 높였다.

 문 후보는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충남·세종 경선에서 1만5104표(62.71%)를 보태며 누적 득표율 50.38%(12만9052표)를 기록했다. 전날 부산에 이어 압승을 거두면서 대세론을 더욱 굳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8일) 부산 경선에서 66.23%로 대승을 거뒀던 문 후보는 이날도 60% 이상 득표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경선 전 문 후보가 캠프가 예상했던 55% 수준보다 높은 수치다. 문 후보 측은 경선이 진행될수록 예측보다 높은 득표로 이기는 지역이 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문 후보측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상징적 의미가 큰 광주 승리 이후로 '문재인 대세론'이 한층 힘을 받고 있다"며 "수도권 득표율도 예상보다 높아질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측은 남은 대구·경북 경선과 경기·서울 경선에서도 과반 득표를 자신하고 있다. 이날 압승으로 본선 직행이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기지사를 지낸 손 후보측의 수도권 조직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가 현재로서는 결선투표 여부와 관련해 남아 있는 최대 변수다. 손 후보 측에서는 경기, 서울 지역에서 문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 후보 측에서는 대규모 일반 국민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만큼 조직보다는 여론의 지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에서의 과반 득표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승을 거듭해오고 있는 문 후보에게는 승자에게 지지가 더 쏠리는 컨벤션 효과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후 "전국 각 지역 경선에서 각 후보들의 지역 연고를 초월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측은 이날도 문 후보의 누적 과반 득표를 막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각 후보들은 대전·세종에서 우세한 문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큰 차리로 패하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경선 결과 발표 후 "뒤집기 한 판으로 꼭 승리하겠다"는 다졌지만 수도권에서 문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 대세론을 꺾고 결선투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일방적인 경선 결과와 각 후보들의 경선 공정성 시비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경선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낮아지고 있다.

 이날 경선 투표율은 51.35%로 과반 투표율을 가까스로 넘는 데 그쳤다.

 문 후보가 부산 경선에 이어 대의원·투표소 투표까지 싹쓸이 승리를 거두며 당심과 민심이 왜곡되고 있다는 일부 비판론에서는 다소 자유로워졌지만, 경선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경선을 통한 본선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경선에서는 일부 당원·대의원들이 지도부를 겨냥해 날계란과 물병을 던지는 등 큰 소란이 일었다. 이들은 "모바일 투표 중단하라" "당대표 물러나라"고 소리를 지르며 경선 관리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문 후보로서는 대세론을 굳히며 기분 좋은 '중원 점령'에 성공했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깊어지고 있는 당내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민주당은 앞으로 12일 대구·경북, 15일 경기 경선에 이어 16일 서울 경선을 통해 당 대선 후보 선출을 마무리짓게 된다. 지역 순회 경선 신청이 늦어 해당 지역 모바일 투표일에 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와 권리당원 모바일 투표도 16일에 한꺼번에 집계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약 60만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남아 있고, 서울과 권리당원 모바일 투표 등 많은 수가 16일 공개되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다른 후보들에게도 역전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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