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귀리 우유 브랜드 '오틀리'. 출처=오틀리 유튜브 채널 갈무리
스웨덴 귀리 우유 브랜드 '오틀리'. 출처=오틀리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식물성 기반의 대체우유 시장이 건강과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으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대체우유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식품 시장에서도 관련 트렌드를 선점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우유는 귀리·아몬드·완두콩 등 주로 곡물 원료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추출해 맛과 영양가를 우유와 비슷하게 만든 음료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유당불내증 등 소화 문제를 이유로 우유를 꺼리는 소비자와 지속 가능한 먹거리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주축으로 큰 산업이 되고 있다. 

식물기반식품협회인 ‘굿 푸드 인스티튜트 앤드 스핀스’(Good Food Institute and Spins)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서 식물 기반 대체식품의 매출은 2018년대비 54% 성장했으며, 볼륨 기준으로 6.2% 커졌다.  

식물성 식품 카테고리별 시장 침투율은 대체우유가 16%, 크리머 9%, 버터 6% 순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최근 3년간 대체식품의 우유와 크리머의 시장 침투율이 각각 4%포인트 증가하며 빠른 성장을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식물 기반의 대체우유의 시장 침투율이 16%를 차지하며 26억달러(약 3조 1629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몬드우유가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귀리우유가 추격하고 있다. 

자료=SK증권
자료=SK증권

또 미국 가정의 3분의 2인 7900만 가구가 식물 기반 제품을 구입하고 있으며,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식물성 대체우유 시장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16% 성장하며 매출이 19조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우유 시장 점유율의 13%를 차지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우유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5.3%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가치 소비 트렌드도 대체우유 시장 점유율 상승에 한 몫 한다. 환경,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일반우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제3의 밀크로 불리는 대체우유가 각광을 받고 있다. 

스웨덴 귀리우유 브랜드인 오틀리(Oatly)는 오틀리 제품 1리터를 소비하면 일반 우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80% 감소하고, 토지 사용량이 79% 감소, 에너지 소비가 60% 감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틀리는 지난해 5월 기업공개를 통해 14억 달러(약 1조5800억원)를 조달하며 미국 뉴욕증시(나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우유,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포장 음료를 포함한 귀리 기반의 대체 유제품을 지난 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다. 하지만 오틀리는 더 이상 4억달러(약 4866억원) 규모의 미국 귀리우유 시장의 유일한 승자가 아니다. 오히려 경쟁자들에게 점차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RI의 자료에 따르면, 플래닛 오트는 현재 미국 귀리우유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오틀리는 22%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오틀리는 그간 귀리우유 시장을 독차지했지만 오틀리의 빠른 성장과 제한된 공급이 경쟁자들을 끌어들였다. 이제 플래닛 오트, 캘리포니아 팜스, 모알라 등의 귀리우유 브랜드들을 식료품 가게 진열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미국 귀리우유 시장은 커진 것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체식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식품 시장에서도 관련 트렌드를 선점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국 시장의 대체식품 카테고리별 성장률을 확인하는 것이 향후 국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우유의 16% 수준의 시장 침투율은 다른 카테고리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대체우유의 성장률은 다른 카테고리와 성장 속도를 비교하는 벤치마크 성장률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내 대체우유 시장은 어떨까. 

국내에서 귀리우유 등 대체우유가 시장을 형성한 것은 4년 남짓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대체우유 시장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8위(5억달러)의 시장규모를 보이며 향후 5년간 7억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국내 귀리우유 등 대체우유 시장이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일반화된 아몬드우유, 최근 인기를 끈 귀리우유 및 캐슈넛, 쌀눈 등 견과와 곡물을 활용한 새로운 대체우유가 채식인의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카페메뉴에 첨가되면서 홈카페로의 확장성의 가능성이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커피 메뉴에 두유와 오트밀크 등 2가지 식물성 대체우유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 측에 따르면 오트 밀크를 기본 우유로 하는 ‘콜드 브루 오트 라떼’는 지난해 4월 연중 상시 판매 제품으로 출시된 이후 6개월 만에 약 120만잔이 판매됐다. 

또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도 대체우유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어 향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유업은 독점 유통하고 있는 ‘아몬드브리즈’ 외에 통곡물 오트를 껍질째 그대로 갈아 만든 식물성 음료로 한국 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은 귀리음료 ‘어메이징 오트’를 선보였다. 서울우유는 ‘귀리 우유’ ‘흑임자 우유’ 등을 출시했으며, 웅진식품은 100% 식물성 쌀음료 ‘아침햇살 미유’를 선뵈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식물성 대체우유가 일반 우유와 달리 냉장 보관을 하지 않아도 되고 유통기한 또한 길어 해외 수출도 용이한 점이 성장세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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