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CES 2022’에서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Expanding Human Reach)>를 주제로 보도발표회를 열고 로보틱스 비전을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코리아] 로봇산업에 대한 업종 및 기업 간 업종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완성차기업들의 로봇 모빌리티 미래 청사진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자동차가 아닌 로봇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 반려견 로봇 ‘스팟’(Spot)과 함께 무대에 올라 메타버스와 모빌리티를 합친 ‘메타모빌리티’ 콘셉트를 소개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 등의 혁신으로 미래 모빌리티 간 경계가 파괴되고, 자동차,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는 스마트 디바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CES 2022’ 발표현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봇 ‘스팟’과 함께 등장했다. 사진=현대차그룹

또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사물 모빌리티인 ‘MOT(Mobility of Things)’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를 단 일체형 이동수단인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lug & Drive Module),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Drive & Lift Module)을 장착한 '모베드' 등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로봇공학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019년에는 재난 지역을 횡단할 수 있는 로봇 다리를 가진 '걷는 자동차' 개념을 선보였고, 2020년에는 우버와 공동으로 개발한 UAM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은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현대자동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차를 비롯해 많은 완성차 회사들이 로봇 기술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본 토요타 자동차와 혼다도 일상 생활에 도움을 주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오래전부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를 비롯한 다양한 로봇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토요타연구소는 로봇공학이 주안점이다. 질 프랫 토요타 수석 과학자는 13일 미국 IT매체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토요타의 로봇 분야 모빌리티 비전은 고령화 사회를 돕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로보틱스가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등에 대한 회사의 듀얼 비전과 차차 합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특수 목적 차량 용도의 배송 로봇과 함께 바퀴로 구동하는 소형 배송 로봇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比亞迪, BYD)는 지난 17일 미국 음식 배송업체 누로(Nuro)와 손잡고 기존 자율배송차량 대비 저장용량 2배에 달하는 '3세대 자율배송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휴는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주도로 2021년 4분기에 마감한 누로의 6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D 자금조달 라운드에 이은 것이다.

누로는 구글 자율주행차 팀의 수석 엔지니어였던 주 지아준과 데이브 퍼거슨 등이 2016년 설립했다. 상품 배송을 위해 설계된 제로인승 차량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누로는 2세대 자율배송차를 출시하고 도미노, 크로거, 세븐일레븐 등과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페덱스와 다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누로의 3세대 전기 자율배송차. 제공=누로

두 파트너사의 기술이 결합된 누로의 3세대 자율배송차량은 더 큰 적재량과 새로운 안전 기술이 탑재될 전망이다. 기존 R2 모델의 화물량을 두 배로 늘리고, 모듈식 인서트(insert)를 장착해 수납을 맞춤화하며, 물건을 따뜻하게 또는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온도 조절식 새로운 칸도 갖출 예정이다. 차량 밖 보행자의 안전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외부 에어백은 물론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열화상 카메라 등 멀티모달 센싱 스위트가 탑재돼 있어 360도 시야가 여유롭다.

이 프로젝트에서 BYD는 누로와 공동으로 차량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누로는 자율주행, 컨트롤 모듈, 센서 등의 기술이 집약돼 있다. BYD는 미국 랭커스터 공장에서 전 세계에서 조달된 부품을 사용해 하드웨어 플랫폼의 조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어 누로는 네바다주 남부에 있는 회사 신 공장에 플랫폼을 가동할 수 있는 자율 시스템을 설치하고 테스트하는 등 차량 제조 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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