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출처=오스템임플란트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오스템임플란트 전경. (출처=오스템임플란트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22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거래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가 발표되는 오는 24일이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 공시 직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심의에 들어간 상태다.

추가 조사 등이 필요하면 15영업일까지 한 번 더 연기가 가능해 최대 6주가 소요된다. 이에 늦어도 다음 달 중순께는 심사 여부가 확인된다. 만약 심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이튿날인 25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과거 사례에서 살펴보면, 2017년 8월 16일 D제약사는 자기자본 대비 5% 이상의 횡령으로 인해 거래가 중단되었으나, 9월 1일 한국 거래소에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관련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되면서 9월 4일부터 거래가 재개된 바 있다.  

만약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면,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상장유지 여부와 개선 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하게 된다. 이 경우 최대 1년간 주식 거래가 묶이게 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및 치과용 기자재 전문업체로 국내 및 중국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1위, 글로벌 5위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사로, 코스닥150에도 포함됐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할 중국 투명교정장치 사업과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던 중 지난 3일 횡령·배임행위 발생 고시 후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거래소에서 요청받은 자료와 함께 횡령 사건에 대한 소명 자료를 충실히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와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 아울러 최대한의 횡령금액 회수를 위하여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횡령 피의자인 직원 이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금품을 취득하기 위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1만9856명에 이른다. 이 중 오스템임플란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약 1500명의 주주가 몰렸다. 집단소송 등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에 1400명이 피해 소액주주로 등록했고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도 70여 명, 법무법인 오킴스는 소액주주 40명 가량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위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인터넷 주식게시판 및 종목토론방에서도 투자자들은 '상장폐지까진 아니다'·'심사대상 여부까지 열린다는 건 언제든 폐지가 될 수 있다는 것'·‘어차피 1년간 거래 못하는 것 아니냐’는 등 여러 추측을 하며 거래소의 결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요건은 매출액(2년 연속 30억원 미만), 장기영업손실(5년연속), 자본잠식(완전자본잠식), 거래량(2분기 연속), 시가총액, 감사의견, 정기보고서 미제출 등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매출과 자본잠식, 시가총액 등 요건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횡령을 사전에 거르지 못한 내부통제시스템 미흡 및 재무제표 부실 기재 여부와 감사인 감사의무, 불공정거래 여부 등이 거론되는 만큼 부적정 감사의견이나 재무제표 허위 기재 등으로 인한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삼성증권 서근희 연구원은 “자기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큰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영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식거래가 재개되면 바로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국내펀드만 106개에 달한다. 이에 개장이 되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펀드부터 매도세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며 개인투자자들도 동참하면서 단기 주가 급락세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해배상 여부에 따라 만약 회사가 주주에게 배상금 지급 시 자본유출에 따른 주가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횡령 직원이 단독범행을 인정했다고는 하지만 자기자본의 108.18%에 달하는 횡령을 거르지 못한 허술한 내부 관리시스템 및 감사의견 부실 등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거래소를 통해 이씨의 주식 거래 내역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거래 규모가 큰 만큼 특정인을 돕기 위한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투자자들은 오스템임플란트 대체주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금융분석원 김승한 연구원은 17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신뢰도 훼손은 경쟁사에게 반사이익 발생 여건”이라면서 디지털 임플란트 전문기업 디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6만2000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디오는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 성장과 동반한 실적 개선 전망, ▲세계 최초로 임플란트 전 과정 풀 디지털 기술력 보유, ▲국내 대선을 앞두고 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 이슈 기대,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건으로 인한 반사이익 가능성, ▲역사적 밸류 저점 부근 등이 긍정적 모멘텀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사의 최대주주인 디오홀딩스가 지난해 12월 보유중인 디오 지분에 대해 매각을 포함하는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며 "올해 M&A 결과 조기 가시화 가능성도 잠재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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