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정상화에 매진 중인 MG손해보험이 지급여력(RBC) 비율 100%를 넘기며 한숨을 돌렸다. 이전보다 소폭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법정기준에 겨우 턱걸이를 한 상태라 조속한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보험사의 RBC비율은 254.5%로 전분기(260.9%) 대비 6.4%p 하락했다. 금감원은 금리 상승 및 주가 하락에 따라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3.4조원 가량 감소하면서 가용자본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RBC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이다.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RBC비율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이보다 높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보험사 중 RBC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MG손보다. 앞서 MG손보는 지난해 2분기 97%의 RBC비율을 기록해 전체 보험사 중 유일하게 100% 미만에 머물렀다. 실제 MG손보는 지난해 5월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 금리리스크·자본적정성에서 4등급(취약)을 받으며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받기도 했다. 

MG손보의 지난해 3분기 RBC비율은 전분기보다 3.9%p 높은 100.9%로 소폭 개선됐다. 이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안에 따라 자본확충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MG손보는 금감원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뒤 대주주 JC파트너스를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함으로써 급한 불을 끄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증자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금감원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안이 한 차례 퇴짜를 맞기도 했다. 이후 MG손보가 지난해 10월 우선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마치고 RBC비율이 100%를 넘기자, 금감원은 11월 정례회의에서 MG손보가 제출한 2차 계획안을 조건부 승인했다.

금감원의 조건은 MG손보가 15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예정대로 수행하는 것, RAAS에서 3등급을 유지하는 것이다. MG손보로서는 매출 및 수익성 개선과 자본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의 자금조달 능력이다. JC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KDB생명 인수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세 차례나 자금조달에 실패하며 본 계약을 미루다가 연말에야 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MG손보의 1500억원 유상증자 계획도 당초 지난해 2분기 중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금감원에 제출한 계획에서는 올해 1분기까지 단계적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으로 계획이 미뤄진 상태다. 

수익성 개선 또한 쉽지 않은 과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는 지난해 상반기 352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겨울에 손해율이 악화되는 경향을 고려하면 하반기 실적까지 포함할 경우 MG손보의 적자폭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상대적으로 적자가 큰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비중을 늘리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보험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MG손보의 경영개선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인수하는데 필수적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연기하고 있다. JC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MG손보의 유상증자가 완료되고 건전성이 회복된 다음에야 새로운 보험사를 추가 인수할 자격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JC파트너스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 오는 3월말까지 남은 1300억원의 증자를 마무리하고, MG손보의 정상화와 KDB생명 인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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