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국민연금, MZ세대 희생양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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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국민연금, MZ세대 희생양 만들지 말라
  • 윤수은 기자
  • 승인 2022.01.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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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경제연구원

[이코리아] 국민연금은 타이머가 장착된 시한폭탄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미래세대에 보험료 폭탄이 투하된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 국민연금 고갈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연금개혁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3일 OECD와 통계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40.4%로 집계돼 조사대상 OECD 37개국 중 1위였다고 밝혔다.

이는 G5국가 평균 노인빈곤율(14.4%)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다음으로는 미국(23.0%), 일본(20.0%), 영국(15.5%), 독일(9.1%), 프랑스(4.4%) 순이었다.

한국은 고령화마저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올해 기준 17.3%로 G5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2025년에는 20.3%로 미국(18.9%)을 제치고. 2045년에는 37.0%로 세계 1위인 일본(36.8%)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노후소득 52% 근로소득에 의지

특히 한국은 G5와 달리 노후소득의 절반 이상인 52%를 근로소득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노후생활 주요 소득원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비중(25.9%)이 G5국가 평균(56.1%)에 비해 현저히 낮았고, 사적연금, 자본소득과 같은 사적이전소득 등(22.1%)의 공적연금 보완기능도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전 평균소득 대비 연금지급액 수준을 의미하는 공·사적연금 소득대체율을 봐도, 한국은 2020년 기준 35.4%로, G5국가 평균(54.9%)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공적연금 제도는 G5국가들에 비해 ‘덜 내고 더 빨리 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한국의 연금수급개시연령은 현행 62세에서 2033년 65세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나, G5국가(현행 65~67세 → 상향 예정 67~75세)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또 한국의 보험료율은 9.0%로 G5국가 평균(20.2%)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기본연금액(완전연금)에 필요한 가입기간은 20년으로, G5국가 평균(31.6년)보다 10년 이상 적었다.

한국은 사적연금 제도도 G5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편이다. 15~64세 인구 중 사적연금 가입자의 비율은 한국이 17.0%로, G5국가 평균 55.4%를 하회했다. 한경연은 “낮은 세제지원율로 사적연금에 대한 유인이 부족한 점이 가입률이 낮은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사적연금 세제지원율은 19.7%로, G5국가 평균 29.0%보다 저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민연금 재정수지(수입-지출)는 2039년 적자로 전환되고 적립금은 2055년 소진될 전망이다. 또 국민연금 가입자 100명당 부양해야 할 수급자 수는 2020년 19.4명에서 2050년 93.1명으로 약 5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현재의 국민연금 체계를 유지할 경우 2055년에 국민연금 수령자격이 생기는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고, 현 체제로 지급하려면 보험료율 급등으로 미래 세대가 과도한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연금개혁은 외면, 기초연금 인상만 만지작

이처럼 통계자료는 ‘현재의 국민연금제도가 미래의 인구·경제사회 패러다임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그간 노인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수차례 논의가 진행되어 왔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다.

연금 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정치권의 이해타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권자의 표를 잃을 것을 우려해 여야 모두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열린 ‘한국연금학회∙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21년 공동세미나’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최기홍 초빙연구위원은 “국민연금에 대해 최소한의 개혁을 조속히 실행해 전환비용을 절감하고 구조적 개혁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시범적 최소 개혁안으로 국민연금 소득재분배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보험료 1.6%포인트 인상효과가 발생한다. 또 측정결과 보험료 4%포인트 인상으로 7.5%포인트 보험료 인상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연금학회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대선후보 연금공약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등 4개 당의 대선 캠프의 연금 담당이 참석했다.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측만 연금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안철수 후보 측은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을 국민연금으로 단계적 통합, 가칭 범국민 공적연금 개혁추진회의 설치 등을 주장했다.

윤석명 한국연금학회 회장(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한 해에만 연금제도로 인해 국가부채를 100조원 이상 증가시킨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매일 4000억원 이상의 잠재부채가 쌓여가고 있는 국민연금의 앞날에 대해서는 모른척하면서 표를 더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초연금액 인상은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비판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유권자들은 우리 앞날이 걸려있는 연금 문제에 대한 유력 대선 후보들의 입장을 듣고 싶다”며 “우리 사회에 핵폭탄 이상의 파괴력을 가져올 연금에 내재된 문제를 MZ세대를 포함한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 알려야 할 의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리아 윤수은 기자 wai4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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