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크래프톤이 사상 최초로 지난해 2조 원대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같은 성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지난 7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크래프톤 주가는 10일 12시 기준 전일비 4.1% 내린 37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이후 장중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17일 58만 원 대비로는 34.8% 하락한 수준이다.

4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20%, 30%대 중반 성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크래프톤 주가 하락세 원인으로 미국의 조기 통화긴축 이슈를 꼽는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성장주를 매도하고 방어주에 투자하는 심리가 확산되는 탓이다.

국내에서는 연기금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부터 매도한 수량만 약 2000억 원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은 7일 기준 크래프톤 지분 7.1%를 보유 중이다.

두 달새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는 점에서 애초에 장기투자 매력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장래를 기대하는 종목이라도 가치를 신뢰할 만하면, 하락폭이 작거나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상장 전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당시 증권신고서에 ‘액티비전블리자드’ ‘EA’ ‘테이크투’ 등을 비교기업으로 꼽으며 공모가를 산정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게임업체들이 10년 이상 꾸준히 다양한 히트게임을 배출해 왔다는 점에서 크래프톤과 괴리가 컸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 11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성과가 기대 밖인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는 크래프톤 주요 시장인 한국·미국·인도 구글플레이 9일 기준 매출 순위에서 각각 277위·303위·106위를 기록 중이다.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장기간 상위권을 지키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향후 관건으로는 ‘배틀그라운드’ 무료화가 있다. 크래프톤은 PC 배틀그라운드 라이프사이클 연장을 위해 오는 12일 무료화한다. 출시한 지 4년여 만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흥행 여부도 관심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정식 종목들 중 하나로 채택됐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 카우보이’ ‘프로젝트 타이탄’ 등 신작들도 기대받고 있다. 이 가운데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올해 론칭을 목표로 개발 중인 SF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2320년 목성의 달 ‘칼리스토(Callisto)’ 감옥에서 플레이어가 보안을 뚫고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