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튜브 채널 갈무리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은 물론 양적긴축(QT)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나오면서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2.54포인트(1.07%) 떨어진 36,407.11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2.96포인트(1.94%) 하락한 4,700.58에, 나스닥 지수는 522.54포인트(3.34%) 폭락한 15,100.1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2008년 이후 최악의 3일간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7%로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올해 세 차례에 걸친 0.25% 포인트 인상 확률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이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고 강한 강도의 긴축을 시사하면서 투자 심리를 급속도로 냉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공개된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높여 올 3월 테이퍼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그러면서 보유 자산을 어떻게 할지 논의를 개시했다. 

이른바 '대차대조표 축소'로 불리는 양적긴축(QT)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뜻한다. 이는 연준이 시중에서 국채를 비롯한 금융자산을 직접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 정책과 대비되는 것. 

미국 주식전문 매체 인베스터 비즈니스 데일리(IBD)는 무엇보다 이번 의사록 내 "많은 FOMC 위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가 이전의 정상화(2017년 당시) 때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문장이 금융시장을 흔들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앞서 양적긴축으로 불렸던 지난 2017년 10월부터 대차대조표를 매달 500억달러까지 늘린 속도로 줄인 바 있다. 

더불어 의사록에서 경제의 강세, 인플레이션 수준, 경제에 비해 훨씬 늘어난 대차대조표 규모는 더 빠른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IBD는 전했다.

연준이 금리인상에 조기 양적긴축 카드까지 꺼내드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달 FOMC 회의에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3차례의 금리인상 이후 양적긴축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당시보다 테이퍼링 이후 금리인상까지의 시간이 짧아진 것을 고려하면 올해 첫 금리인상 이후 양적긴축 시작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몇 달 안에 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증시도 부진한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2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12.94포인트(-0.44%) 하락한 2941.03, 코스닥 지수는 17.21포인트(-0.44%) 떨어진 992.42를 기록 중이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경기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긴축의 정점을 기다려야 하는데, 1분기가 지나면서 긴축의 정점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생각보다 매파적인 스탠스에 성장주가 급락하고 있다. 가치주로의 대대적인 전환이 쉽지 않다면, 대안으로 리오프닝 관련주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을 지날 시점인 1월 중하순을 목표로, 음식료(주류)/백화점/에너지/화학/여행레저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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