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올해 대형 IPO의 첫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말 드디어 상장한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향 장비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 상장과 관련해 모기업인 LG화학의 주가를 하향조정한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1~1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금액은 공모 희망가격 25만7000원~30만원 기준으로 10조 9225억원~12조 8000억원이다. 일반투자자 공모 금액은 2조 7000억원~3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LG에너지솔루션은 18일과 1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은 27일이다.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70조 2000억원으로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위에 진입한다.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하면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큰 시가총액의 회사가 된다. 

상단기준으로 보면 과거 최대 IPO 공모금액이었던 삼성생명 4조 9000억원(2010년 5월), 크래프톤 4조 3000억원(2021년 8월)에 비해서도 두 배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전후 시장 및 섹터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전지 관련 국내 주요 ETF. 자료=SK증권
2차전지 관련 국내 주요 ETF. 자료=SK증권

3일 SK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에는 85.5%의 물량인 최대주주와 우리사주 물량이 보호예수로 묶여 있다. 일반투자자 4.5%와 공모 기관투자자 10% 중 보호예수가 없는 물량만 상장 후 유통 가능한 상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을 매수하는 수급은 국내 2차전지 ETF 약 3조원, 코스피 지수(LGES 시총 100조원일 경우 코스피 시총비중 4.4%)를 벤치마크하는 각종 펀드(인덱스 펀드 27조원 등) 및 연기금 수요, 해외 2차전지 ETF와 MSCI, FTSE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대기하고 있다.

◇장비업체 수혜 예상; 삼성 SDI 부각도

SK증권 윤혁진·박찬솔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신주모집 공모자금 10조 2000억원 중 많은 부분이 배터리 공장과 장비 구입에 사용될 전망으로 LG 에너지솔루션향 장비 업체들은 2022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 미국공장 증설에 맞춰 장비수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차전지 산업의 투자 포인트로 ▲전기차 판매량 고속 성장과 전기차당 배터리 용량 증가의 이중 수혜 ▲‘바이 아메리칸’ 정책으로 미국 전기차 업체들의 한국 셀 선호 ▲2차전지 셀 회사들의 분할, 리콜 이슈로 소재업체 선호를 꼽았다. 

이어 “특히 2차전지 생산과정에서 전공정으로 분류되는 전극공정의 장비수주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믹싱 장비업체 티에스아이와 코터, 롤프레스, 슬리터 장비업체 씨아이에스의 신규 수주액 증가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또 2차전지 소재주들은 LG 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수급 이슈에서 자유로워 질 것으로 분석했다. 윤·박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삼성SDI의 상대적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탄산리튬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소재주들의 어닝 모멘텀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안타 증권 "LG화학 올해 영업이익 30% 하락 예상"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증시 입성을 앞두고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월 14일 105만원까지 찍었지만, 지난달 30일 장중 61만1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3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0.49% 오른 6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존 주주들의 반발도 거셌다. 핵심 사업부를 분할해 설립한 자회사의 상장에다 물적분할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주주들은 신설 자회사 신주인수권도 부여받지 못하는 데다, 모회사 디스카운트로 인한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30일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 30% 하락 예상과 함께 2022년 목표주가를 78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LG화학의 2022년 영업이익을 3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5조 3000억원) 32%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익 감소는 석유화학 부문이 수요 약세와 신규 증설 압박 등으로 하락 사이클로 진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실적 악화는 석유화학 부문에서 발생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이상 급등했던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스프레드가 수요약세와 신규증설 압박에 노출되기 때문이라는 것. 황 연구원은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1톤(t)당 스프레드는 전년 1041달러에서 716달러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사이클 하락 시기였던 2018년(781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또 목표주가 조정에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지분율 하락도 감안했다. 황 연구원은 “배터리 자화사인 LG에너지솔루션 상장까지 고려해 LG화학 목표주가를 78만원으로 낮춘다”면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해 배터리 23조원, 기초소재 11조원으로 감안하면 바닥권 주가는 55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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