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페이스북 윤석열 페이지

[이코리아]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선거 후보가 게이머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게임산업 주요 이슈인 ‘게임 과몰입’과 ‘확률형아이템’에 여론과 동떨어진 견해를 보인 탓이다.

◇게이머 민심 못읽은 윤석열 선대위

윤석열 후보는 2일 페이스북에 ‘게임은 질병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게임은 결코 질병이 아니며 선대위 젊은 인재들도 학창시절 게임과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내왔다”며 “지나친 사행성이 우려되는 부분 이외에는 게임에 대한 구시대적인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게임업계 화두였던 확률형아이템에 대해서는 “불투명성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불합리한 문제는 확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게이머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게임 이슈 관련 입장은 지난 1일 게임웹진 인벤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과 상반돼 의문을 야기했다. 당시 윤 후보는 “게임중독에 대한 규제는 건전한 게임 놀이를 조성하기 위한 내용으로 원칙적으로 방향성에 찬성한다”며 “게임은 이용자들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진흥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확률형아이템에는 “기업으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영업비밀 공개를 의무화하는 규제도 능사가 아니다”라며 “규제의 강도가 이용자들의 신뢰 회복을 넘어 산업 성장에 악영향을 줄 정도로 과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루 만에 입장을 뒤바꿔 수습에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당내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가 인벤과의 인터뷰 내용을 대리 작성한 뒤, 윤 후보 동의 없이 보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2일 “윤 후보 이름으로 나간 게임 정책 인터뷰는 윤 후보에게 보고도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후보를 패싱한 선대위 관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혼선이 발생한 까닭은 정계 관행 때문으로 보인다. 당에서는 후보 대신 선대위가, 국회에서는 의원 대신 비서실이 인터뷰 내용을 대리 작성하는 일이 흔하다. 다만 인터뷰 진행 여부 자체를 윤 후보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패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게임 잘 모른다” 윤석열, 타 후보들과 온도차

최근 대선주자들은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는 2030 표심 얻기에 한창이다. 특히 게임 관련 이슈는 직접 챙기며 이용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유튜브 게임전문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 콘텐츠에 출연해 게임에 대한 오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1990년대에 ‘갤러그’ 등 슈팅게임, 안 후보는 ‘위저드리’ ‘둠’ 등 RPG와 FPS를 즐겼던 경험을 소개했다.

윤 후보의 경우에는 다른 후보들과 온도차를 보였다. 김성회의 G식백과 채널에 먼저 연락했지만 끝내 출연 약속을 취소했고, 2일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힐 때는 게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점도 인정했다.

윤 후보는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간의 인식 차이가 큰 분야가 꽤 있고, 특히 급격한 변화로 인해 기성세대가 잘 몰라서 젊은 세대를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게임”이라며 “솔직히 요즘 세대가 하는 게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기성세대의 게임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선대위를 개편하고 앞으로 윤 후보 메시지도 직접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3일 “비서실이 후보 성향에 맞춰 메시지를 만들다 보니 국민 정서에 맞춰 메시지를 내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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