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26일 공개 사과했다. 김씨는 26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제기된 허위 이력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기자회견에 소요된 시간은 6분 남짓으로 다소 짧았다. 김씨는 준비된 입장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지 않고 곧바로 당사를 떠났다. 

김씨는 회견 내내 윤후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강조했다. 김씨는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됐다. 제가 없어져서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럽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은 모든 고통이 다 저 탓이라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서는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 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고 말했다.

김씨의 공개사과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반적으로 메시지가 괜찮았다. 그간의 한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본다“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SNS를 통해 "후보자 배우자의 오늘 용기는 각자가 보기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며 "후보자의 배우자가 위축되지 않고 본인의 원래 성격대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선거승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플랫폼 '청춘의꿈'에서 '김 씨 사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국민적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겠느냐"라고 평가절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남영의 선대위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오늘의 사과가 윤석열 후보 부부의 진심이길 기대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의원 개별적으로는 비판 강도가 셌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라 국민을 기만한 쇼에 불과하다.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본인의 허위경력으로 인해 피해를 봤을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는 한 마디도 없었다. 주가조작 사건, 저축은행 잔고증명 위조 의혹, 코바나컨텐츠 불법 협찬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도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안민석 의원은 "김씨는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지조차 밝히지 않았다. 국민들은 사과를 빙자한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러브스토리, 하소연, 가정사를 들어야 했다. 한 마디로 신파 코미디 같은 황당 기자회견이었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개사과 때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고 했고 김두관 의원은 "영화 '화차'가 생각난다. 경찰은 '선영'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차경선'의 본 모습을 하나하나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선대위 오현주 대변인은 "본인의 여러 의혹에 대한 실체적 규명과 책임을 찾아볼 수 없다,배우자의 대국민 사과가 공정과 상식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윤후보는) 자문해보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김씨 사과 후 기자들과 만나 "제 아내가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저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