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 KOSPI+코스닥+ETF, 12월은 1~17일 기준. 자료=KRX, SK증권

[이코리아] 12월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19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다. 증시조정과 암호화폐 시장 등으로 개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 및 코스닥·ETF를 합산한 증시거래대금은 전월대비 11% 감소한 일평균 24조1000억원으로,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증시 거래대금은 11월에 소폭 증가했으나, 반등세가 이어지지 않았다. 12월 일평균 거래대금 24조1000원은 23조원을 기록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다. 

거래회전율은 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값이 높을수록 거래가 자주 이뤄졌다는 의미다. 12월의 거래회전율도 하반기 평균치인 254%를 하회한 226%로 나타났다. 참고로 2020년 360%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위축이 전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2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은 일평균 14조5000원으로, 하반기 평균치인 18조2000억원을 크게 하회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도 3조1916억원을 팔아치우며 주식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이들의 거래 비중은 50%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위축은 지수가 지루한 박스권에 갇혀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내년 주식 양도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확정 시점이 오는 28일인 만큼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개인들의 자금이 대체제인 암호화폐 시장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1조 2506억원), ▲ 삼성증권(1조 1183억원) ▲ 한국투자증권(1조 637억원) ▲ NH투자증권(1조 601억원) 등 4곳이다.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증권사가 대거 탄생한 배경에는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역할이 컸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하반기 국내증시가 박스권 횡보로 거래대금 규모가 축소되면서 증권사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증권가는 증권업종에 대해 장기전망은 밝으나 거래대금 감소로 단기 모멘텀 부족으로 인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12월 증시 거래대금 추세를 감안할 때, 증권업종에 대한 기존 의견인 '중립'을 계속 유지한다”면서도 “12월 증시 거래대금은 감소세나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는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11월 해외주식 거래대금 총액은 총 49조8000원을 기록했다. 2~3분기 평균치가 월 30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해외주식 거래는 양호한 편이다.  

구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업황이 전형적인 사이클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증권주가 저평가되는 시기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브로커리지보다는 개인자산관리 위주의 리테일 사업구조를 보유한 증권사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증권업종 최선호주로 삼성증권을 제시하며 "개인 자산관리 경쟁력에서 나오는 높은 잠재성장률과 IB 경쟁력, 대형 증권사 중 가장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 등이 투자 포인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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