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출처=WHO 트위터 채널 갈무리)
오미크론 변이. (출처=세계보건기구(WHO) 트위터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코로나19 백신접종 선도국 이스라엘이 향후 몇 주 안에 코로나19 4차 접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은 일반인 대상이 아닌 면역저하자 위주로 접종될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하레츠 등 현지 언론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정부 전염병 자문 위원회의 말을 빌어 면역 체계가 약해진 일부 이스라엘 사람들은 몇 주 안에 네 번째 백신 접종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갈리아 라하브 셰바 메디컬 센터 감염병 담당 교수는 14일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4번째 예방접종은 제외됐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아직까지 4차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기존 코로나19 백신의 오미크론 예방과 같은 주요 데이터가 아직 제대로 적립되지 않았고, 추가적인 변이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4차 접종 필요성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라하브 교수는 이스라엘에서 부스터 샷과 관련해 주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약 2주 안에 권장 사항을 제시하고 일부 면역 저하 환자에게 네 번째 예방 접종을 권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바 메디컬 센터는 네 번째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위해 자원 봉사자들에게 네 번째 부스터 샷을 제공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전했다.

이 연구는 다양한 이유로 면역 결핍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항체 수치를 조사한다. 약 300명의 지원자를 모집한 이번 연구는 지난 16일부터 시작됐으며 처음 수십 명의 지원자들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라하브 교수는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에서 4번째 샷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항체 수치의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 같은 실험은 세계 최초이며 이스라엘 보건부와 협조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라하브 교수는 코로나19 4차 접종에 대한 접근 방식은 차별화와 더불어 특정 취약 조건을 가진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연구진의 연구를 통해 면역 저하자들 사이에서 매우 다른 상황을 발견했다. HIV 감염자는 일반적으로 항체에 문제가 있고 백신에 잘 반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발성 골수종 환자와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에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식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며 “골수 이식을 받은 환자는 세 번째 접종에도 여전히 잘 반응하지만 심장 및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 백혈병 환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라하브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백신이 매우 면역원성이 강하나 백신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만약 그러한 사람들이 세 번의 백신접종 후에도 여전히 면역력이 오르지 않는다면, 네 번째 예방접종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보건부 자문위원회는 지난 12일 밤 일반인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 내용의 정부 건의안을 결의했다. 하지만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을 위한 4차 코로나 백신 접종을 승인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영국은 12월 초 면역저하자 중심으로 4차 예방접종이 승인됐다. 미국의 경우, 지난 10월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내년 1월부터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환자의 회복 기간을 연장하고 감염이 없어진 후 3개월 후에 추가 접종을 하도록 조언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일반적인 회복 기간은 10일 후 격리를 해제할 수 있지만 오미크론 환자의 회복은 14일이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닛잔 호로비츠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18일 코로나바이러스 자문위원회와 회의를 열어 이스라엘 노년층에게 4번째 예방접종을 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4번째 부스터 샷을 고려 중이나 결정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의사와 전문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신문 하레츠는 “기존 코로나19 백신 각각이 오미크론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등 오미크론에 대한 주요 의문점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면서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오미크론이 어떻게 코로나19 환자를 감염시키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데이터도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8일(현지시간) 공식성명을 통해 이날 기준 전 세계 89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해외발 감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염이 있는 곳에서 1.5일에서 3일 간격으로 코로나19가 2배씩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WHO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실질적인 성장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변이가 퍼지고 있는 국가들에서는 곧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지배적인 형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O는 백신 접종률이 높거나 인구의 상당 부분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국가에서도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미크론 케이스의 급속한 성장이 변이의 기존 면역력 회피성 때문인지 이전 변이보다 선천적으로 전염성이 더 높기 때문인지, 아니면 둘 모두를 조합했기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0월 면역결핍 환자에게 네 번째 부스터 샷을 승인했다. 미국은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오미크론 환자 비율이 50% 수준까지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19일 NBC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언론과의 만남)와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이례적으로 엄청나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면서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하는 최선의 방안은 백신 접종과 추가접종이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연구소장은 “미국에는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무척 많다. 바로 이런 점이 우리 의료체계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축적된 오미크론 관련 자료를 보면 적어도 mRNA 방식의 백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화를 막아주고 치료효과를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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