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출처=연방준비제도 유튜브채널 갈무리)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출처=연방준비제도(FED) 유튜브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오는 15~16일로 예정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전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3월말까지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종료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CNBC 등 외신은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빌어 연준 관계자들이 다음 주 회의에서 내년 3월까지 테이퍼링을 완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2월 FT-IGM이 조사한 최신 설문을 봐도 내년 3월 테이퍼링 종료에 56%가 예상했고, 그 중 47%가 60%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연준의 입이 열리지 않았음에도 통화정책 정상화의 가속화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난달부터 테이퍼링을 개시한 연준은 당초 월 1200억달러의 자산매입 규모를 매달 150억달러씩 줄여 내년 6월에 테이퍼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11월 FOMC에 이어 다시금 실제 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은 물가상승률이 심상치 않은 점이다. 

미국 노동부는 12개 품목의 원가를 측정하는 지표인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10일 오전(현지시간)에 발표한다. 다우존스 추정에 따르면 월가는 이 달 지수가 0.7%의 상승률을 반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6.7%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이른바 핵심 CPI는 월간 기준으로는 0.5%, 연간 기준으로는 4.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추정치가 맞는다면, 1982년 6월 CPI가 1980년 3월과 4월 모두 14%를 상회한 후 7%를 돌파한 이후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핵심적으로는 199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실제로 일부 경제학자들은 헤드라인 상승률이 7%를 넘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실업률은 4%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일손 부족으로 시작된 임금 상승, 주거비의 경직성까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징후들이 12월 FOMC를 앞두고 연준이 염두에 두고 있는 향후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WSJ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의원들에게 내년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확신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더 빠른 테이퍼링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경제 지원을 철회하는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는 채권매입 감소폭을 월 300억달러로 두 배로 늘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2022년 3월경에 한 달에 1200억 달러의 구매가 이루어졌던 프로그램이 종료될 것이다. 이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문제라면 연준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WSJ은 다음 주에 공개될 FOMC 점도표에서 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내년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상을 예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톰 그라프 고정수익 책임자는 미국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증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몇 달 내로 주가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문제가 되서 연준은 훨씬 더 공격적으로 변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인플레이션 수치가 매우 높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특히 핵심 부문에서 컨센서스 이상으로 나온다면 연준이 테이퍼링을 가속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내년 초에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9월 FOMC에서 2022년 한 차례 금리인상으로 약간 기울었다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CPI가 12월 FOMC 회의를 앞두고 발표되는 시점이라, 정책 입안자들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CME 그룹의 FedWatch에 따르면 오는 12월까지 3차례의 인상 가능성이 약 61%라고 한다. TS 롬바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블리츠는 “1년 전 예상됐던 금리인상 사이클이 예상하지 못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면서 “연준의 첫 번째 금리 인상이 이르면 3월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같은 달에 테이퍼링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문남중 연구원은 “현 미국 경제 환경이 성장둔화보다는 인플레를 주안점에 두고 정책금리를 인상했던 2004~06년과 동일한 측면이 크다”면서 “연준이 불확실성의 여지를 남기기보다는 중앙은행의 신뢰성 회복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결국 12월 FOMC가 끝나야 불확실성 해소를 바탕으로 연준에 휘둘리지 않고 증시 본연의 가치를 반영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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