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화이자
사진=화이자

[이코리아] 기존 백신으로도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백신 3차 접종이 오미크론 변이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에서 진행된 실험 결과, 오미크론 변이는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자의 중화항체 효력을 현격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백신을 3회차 접종을 하면 오미크론 변종에 대한 2회 접종에 비해 항체가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2회 접종자의 경우도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중증으로 악화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이자 측은 “면역세포가 오미크론 변이 스파이크 단백질의 80%를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2회 접종이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오미크론이 여전히 백신에 의해 생성된 T세포에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 번째 백신을 맞은 지 한 달이 지난 접종자의 혈액으로 실험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2019년 말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2회 접종 예방 효과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예방 효과는 약 95%였다. 기존의 2회 접종은 감염을 막을 순 없지만, 중증 예방 효과는 상당 부분 유지됐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따로 나오더라도 내년에 코로나19 백신 40억회분 생산 계획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오즐렘 투르시 바이오엔테크 CMO는 이날 “내년 3월이면 규제 당국의 승인에 앞서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을 공급할 준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돌스텐 박사는 아직 확실히 알기는 이르지만 봄까지 오미크론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퍼질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오미크론이 얼마나 널리 퍼지든, 앞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보호를 위해 지속적인 부스터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며 “2022년 봄이나 가을에 네 번째 예방 접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백신 제조사 중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능을 공식 발표한 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처음이다. 모더나와 얀센 등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과거 국내 백신 승인 과정을 고려할 때 미국에서 백신 접종 완료의 정의가 3차 접종으로 바뀌게 되면 우리나라도 유사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 백악관의 수석 의료 고문인 파우치 소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3차 접종을 하면 오미크론을 비롯한 모든 변이들의 활동을 억제하는 중화항체 수준이 높아져 최소한 중증 환자가 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추가접종'을 '3차 접종'으로 공식화하며 접종 독려에 나섰지만, 접종률 증가세는 지지부진하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까지 3차 접종률은 전 국민 대비 9.4%, 18세 이상 성인으로 한정해도 11.0%에 그쳤다. 

특히 사망자의 95.9%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60세 이상 중증환자와 사망자의 절반 정도는 접종완료자의 돌파감염에 의해 나머지 절반은 미접종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3차 접종률이 81.6%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의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은 7%대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3차 접종 속도를 내기 위해 보다 강력한 홍보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보상을 넓게 제공하고, 고령층에 호소력이 큰 연예인, 종교지도자, 정치인 등이 접종을 독려하며, 정보 제공 및 방문 접종 등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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