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새변이 오미크론. (출처=세계보건기구 트위터 갈무리)
코로나19 새변이 오미크론. (출처=세계보건기구 트위터 갈무리)

[이코리아]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8일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도 첫 800명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7142명, 해외유입 사례는 33명이 확인되어 신규 확진자는 총 7175명이며, 총 누적 확진자 수는 48만9484명(해외유입 1만5957명)이라고 밝혔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840명, 사망자는 63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4020명(치명률 0.82%)으로 집계됐다. 

당초 방역당국은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시 환자가 2~3배 늘 거라고 봤다. 지난달 1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 규모가 커져도 돌파감염이 주도적으로 일어난다면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1만명 확진에도 의료 체계가 감당할 각오로 대비하겠다고 공언한 것. 하지만 위중증환자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며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 국민 10명 중 8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60세 이상 고령자층을 중심으로 기본접종과 추가접종의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아직 기본접종을 받지 않은 고령층의 참여도를 더 끌어 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60세 이상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의 35% 수준이지만 위중증 환자의 83.8%·사망자의 95.9% 등 대부분의 중증과 사망자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브리핑에서 “60세 이상 중증환자와 사망자의 절반 정도는 접종 완료자의 돌파감염에 의해,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미접종자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써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예방접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도 늘고 있어 방역에 부담이 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8일 기준 2명 늘어 누적 38명이 됐다. 지금까지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국내감염 29명, 해외유입 9명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 규모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오미크론 유입은) 지난해 6월 델타변이 유입과 비슷한 상황이다. 오미크론발 5차 대유행은 한두 달 지나면 지역사회 유행이 시작될 것”이라며 “오미크론 유입 차단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지역사회나 의료체계가 오미크론이 확실히 유행했을 때라도 감당 가능할 정도로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의료체계에 모든 것을 맡겨놓으면 환자가 줄지 않을 뿐더러 의료진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손을 내려놓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약속했던 '비상계획'을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델타 유행이 잡히지 않았는데 오미크론까지 유입되면 불에다 기름을 붓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 코로나'를 긴급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에서도 돌파감염 위험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일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발표된 델타 변이의 돌파감염 관련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돌파감염 후 중중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돌파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된 환자의 평균 연령은 71.5세로 중증 환자 중 미접종자 평균 연령(55.2세)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었다. 다만 돌파감염 환자의 입원 기간은 약 10.8일로 미접종자(13.1일)보다 짧았으며, 인공호흡장치가 필요한 경우도 32%로 미접종자(51%)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존스홉킨스대학의 감염증 전문가 리사 마라가키스 교수는 지난달 23일 돌파감염과 관련해 “가벼운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나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백신은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감염에 대해서 입원률이나 중증·사망률을 낮추데 매우 효과가 있다”며 “12세 이상 모두에게 백신 접종을 권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국외 사례에 비추어 백신 접종률 외에 백신패스 도입 시 국내 상황에 맞게 신중한 도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유럽 등 해외 주요국의 코로나19 방역체계를 분석한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외에서 백신 패스가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며, 접종률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정체를 보인다”면서 “접종 독려책으로서 백신 패스는 우리나라에서 다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고위험군 접종률 제고를 위한 다른 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기준 미접종 인구는 성인 중 450만 명이며, 그중 가장 위험이 큰 60세 이상 인구가 100만 명 가량이다. 

장영욱 부연구위원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보상을 넓게 제공하고, 고령층에 호소력이 큰 연예인, 종교지도자, 정치인 등이 접종을 독려하며, 정보 제공 및 방문 접종 등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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