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가상자산 업권법 논의... 투자자 보호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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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가상자산 업권법 논의... 투자자 보호 기대감↑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11.24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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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정보분석원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가상자산 업권법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정보분석원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가상자산 업권법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업권법 논의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사각지대에서 벌어졌던 시세조종, ‘깜깜이’ 상장·상폐 등의 위험을 규제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나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기본 방향 및 쟁점’ 보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가상자산의 정의를 비롯해 발행·유통 및 불공정거래 규제, 투자자 보호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금융위가 제출한 보고서는 국회에 발의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종합한 가상자산 업권법의 초안인 셈이다. 실제 국회에는 가상자산 관련 제정법 7개와 전자금융거래법·특정금융정보법 등의 개정안 6건 등 총 13건의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제정법과 개정법 모두 가상자산 사업자의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고, 해킹·전산장애 등의 사고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됐음에도 이처럼 다수의 업권법이 발의된 이유는, 현행법만으로는 업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고와 분쟁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 위험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불공정거래 규제나 투자자 보호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은행법, 보험업법 등 다른 금융분야와 마찬가지로 가상자산 산업 자체의 발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업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다수의 국가들은 가상자산 업권법을 제정하거나 기존 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가상자산 시장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 파생상품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증권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무부서로서 관리하며, 증권법을 적용해 거래행위를 규제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다. 상품·파생상품으로 분류된 가상자산의 경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주무부서이며 상품거래법이 적용된다. 

EU 또한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 가상자산은 기존 증권법을 적용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 대해서는 가상자산 규제안(MiCA, Markets in Crypto-Assets)이라는 별도의 법안을 제정해 규제할 방침이다. 해당 법안에는 시세조종, 내부자거래, 백서 및 내부정보 공시, 고객자산 보호 등 포괄적인 범위의 규제가 포함돼있으며, 오는 2024년 발효될 예정이다. 

당초 금융위는 가상자산 업권법 제정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고 투자자 피해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국회에 제출한 초안은 가상자산 발행인에게 백서 및 중요정보 공시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형사 처벌하는 한편, 사업자가 시세조종, 미공개 정보이용, 부정거래 등의 불공정거래행위를 했을 때 자본시장법 수준의 처벌을 부과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다만 이제 막 초안이 만들어진 만큼 법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초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소한의 규제력만 갖추고 실질적인 규제는 민간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만 법제화하고, 민간사업자 중심의 협회를 신설해 자율규제 및 분쟁조정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자는 것. 

만약 민간협회가 실질적인 규제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면 업권법이 제정돼도 투자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은행, 보험, 증권, P2P 등 다른 금융업권도 민간 협회가 자정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감시와 규제 권한은 금융당국이 쥐고 있다. 주식의 경우에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감독기구로서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의 경우에도 금융당국 산하에 실행력 있는 규제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3일 금융정보분석원(FIU) 설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상자산 업권법에 대해 “국회 계류 중인 가상자산 관련 법안과 전문가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금융위원회의 공식의견이 아니다”라며 “확정된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이 이제 막 시작된 가상자산 업권법 논의의 키를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코리아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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