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여정현 필자
그래픽=여정현 필자

 

[이코리아] 지난 9일 주요 대선후보들의 여성가족정책에 대하여 듣기 위하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장을 찾았다. 찬바람이 강하게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방역제한이 일부 해제되어 500여명이 넘는 여성지도자들이 참석하여 대회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한층 강화된 경찰의 경호조치로 무대쪽으로 진입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부인 김혜경씨의 낙상사고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후보는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 남녀간의 사회적 갈등은 저성장으로 인한 기회의 부족이 근본원인이며, 육아휴직확대와 돌봄공백해소를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집권하면 "여성의 임금차별을 해소하고 정치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3일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열린 'K웹톤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에서 '오피스 누나 이야기'를 보고 "제목이 확 끄는데요"라고 말했다가 도덕성과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고 이후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을 자제하며 설화를 경계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후보의 위 발언 후 김부선씨가 '옥수동 누나'를 잊었냐고 질문해 화제를 끌기도 하였고, 온라인에서는 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전 비서관이 상당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축사에서 "여성이 행복해야 우리사회도 행복하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늘지만 남녀격차는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윤후보는 "아이 돌봄 통합 플랫폼 구축으로 출생부터 영유아, 초등학교까지 국가시스템을 통해 육아를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여성권익 향상을 위해 애써 오신 열 분의 수상자에게도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윤후보는 지난 8월 4일 국회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정강연에서 "건강하지 못한 페미니즘이 남녀교제 막는다"거나 "페미니즘은 건강해야지 선거나 집권 연장에 악용돼선 안된다"는 발언으로 일부 비판을 받았으나 이날 축사는 무난한 편이었다.

윤 후보는 9월12일 올데이 라방 토크쇼에서는 결혼이 늦어진 이유로 "연애하다 차인 게 대부분"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윤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표절이나 허위이력문제는 지난주 내년도 예산을 다루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민주당의원들의 주요 질의 대상이 되었다.

안철수 후보는 축사에서 지난 30년간 맞벌이를 하면서 육아와 가사는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담당했다고 말했고, 아내에게 "밥줘"라는 말을 해 본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의 행동이 생각을 나타낸다며 충남지사, 서울시장, 부산시장, 피해호소인 등을 거론하며 기존 정치권을 비판했다. 또 20대 여성이 가장 큰 비율로 자살에 노출되고, 90퍼센트가 디지털성범죄에 노출된다며 도덕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리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최근 홍준표후보의 다양한 여성정책에 대하여는 '20대 남자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심상정 후보는 축사에서 먼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방역을 담당한 간호사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김연경선수, 윤여정 배우를 칭찬하며 자신이 유일한 여성후보임을 부각시켰다.

심 후보는 경력단절이란 고통과 맘충이라는 비난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슈퍼우먼 방지법, 원더우먼 방지법을 강조했다. ‘원더우먼’은 검사로 활약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여성을 그린 SBS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하다. 심 후보는 "저출산 문제는 노동의 문제, 기업의 문제, 정치의 문제, 사회전체의 구 조적 문제임"을 지적했다. 심후보는 대안으로 주4일제를 채택하여 부모들이 아이들 얼굴 좀 보고 살도록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 민주당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한 여성가족부 공무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여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다음으로 주요 대선후보들의 네이버에서의 상대적 검색량의 변동으로 정치민심을 살펴본다. 상대적 검색량은 특정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율은 아니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국민들이 다양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자유로운 비판이 가능해져 있는 현시대에 민심을 살펴보는 보조지표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재명 후보의 12월2주 상대적 검색량은 윤석열 후보가 당내 경선승리로 인한 컨벤션 효과를 누리면서 2일 정도 상당히 낮았다. 그러나, 9일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낙상사고를 당하자 이후보가 모자를 푹 눌러써고 병원에 동행한 후에 윤후보를 상당히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김혜경씨가 화장실을 가더니 쾅 소리가 났고 정신을 잃고 있었다”고 했고, 민주당은 부부싸움 유언비어를 유포한 네티즌 2명을 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김혜경씨의 이송과정이 상부에 보고되지 않아, 구급대원이 비번인 날 소방서에서 3시간 정도 조사를 받는 일도 발생했다. 

민주당은 11일 이재명 수뢰 의혹을 제기했던 박철민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하였고 이 후보에 대한 전체적인 관심은 더욱 상승했다. 이 후보 측은 12일 매주 타는 민생버스라는 '매타버스'를 국회에서 출발시키며 MZ세대를 초청하여 ‘마자요토크’와 ‘명심캠핑’을 진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처음으로 찾으며 청년과 예비부부를 만나는 ‘국민반상회’를 개최했고, 이 후보에 대한 상대적 검색량은 상당히 증가했다. 이날 부산의 여성 청년 유권자들은 “자녀양육 하는데 안정적인 대기업이 부산에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후보의 “솔직히 부산은 재미없다. 아니 재미 있는데 강남같지 않은 측면이 있다”라는 발언은 일부 지역 비하로 해석되기도 했고, 장예찬 윤 후보 특보는 “평소에 강남에서 뭘하길래”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이 후보의 발언은 검색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소확행 공약시리즈를 꾸준히 공개하고 있지만 일부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 주초의 컨벤션효과가 감소하며 상대적 검색량이 줄었다. 운 후보의 당선 후 약 6,500명의 당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이들 중 약70%가 2030 유권자들이었다. 홍준표후보에 쏠렸던 관심 중 일부는 윤석열 후보로 이동하였으나 일부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남았고, 다수는 이재명 후보로 이동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윤 후보는 10일 광주광역시와 목표를 방문했으나 유권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다만 11일 봉하마을을 방문하여 "김대중과 노무현 두 분의 전 대통령이 모두 통합을 강조했다"고 말하며 두분의 정신을 배우도록 하겠다고 말한 후 상대적 검색량은 상당히 상승했다. 

안철수 후보는 온라인동영상 업체인 왓챠를 방문해 산업현장에 대한 의견을 정취하고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한국의 열악한 환경, 유통구조 이런 것들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그게 정치를 시작한 계기"라고 언급했다.

안 후보는 이미 5가지 초격차 기술을 통해 5개 대기업을 만들어 5대 경제강국에 진입한다는 5.5.5 공약을 제시한바 있다. 안 후보는 "평생 법을 공부하고서 누구를 판단하다 보니 신산업 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안 후보의 여성정책발표 후 상대적 검색량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상대적 검색량은 곧바로 다시 감소했다.

심상정후보는 9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을 나중에 하려면 대통령도 나중에 하라"며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강조했다.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옹호'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일부 종교계의 비판에 정치권이 입법을 적극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심상정 후보의 상대적 검색량은 아주 소폭 상승하였으나 다시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 주요 후보들은 다양한 설화로 백브리핑을 자제하거나 일정을 축소하며 신중한 행동 모드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던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경쟁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대장동사건에 대한 특검이나 고발사주의혹에 대한 수사는 선거 판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이지만 진흙탕 싸움과 같은 대선에서 다수의 유권자는 간단하게 정권유지나 정권교체냐로 후보자를 결정할 수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대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안철수 후보나 심상정 후보와의 단일화는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까지 이들 후보들은 단일화에 적극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 평생교육원강사
- 국회사무처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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