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업비트에 상장된 암호화폐 '1인치네트워크'의 가격 변동 추이. 자료=업비트
지난달 27일 업비트에 상장된 암호화폐 '1인치네트워크'의 가격 변동 추이. 자료=업비트

[이코리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이 4대 거래소 중심으로 재편되고 상승장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모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는 데다, 코인 상장 기준조차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국내 최대 규모 거래소인 업비트에 상장된 암호화폐 ‘1인치네트워크’(1INCH)는 상장 직후 몇 분만에 가격이 4164원에서 2만3300원까지 6배 가량 급등했다가 한 시간만에 8000원대로 급락했다. 이 외에도 에이브(AAVE), 마스크네트워크(MASK) 등의 신규 코인이 상장된 후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하자 거래량이 폭등했고, 이 때문에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실명계좌를 발급 중인 케이뱅크 앱이 약 40분간 ‘먹통’이 되기도 했다. 4일 낮 12시 현재 1인치네트워크는 5285원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계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문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러한 알트코인 상장을 통해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를 끌어들여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리면서도, 정작 투자결정에 필요한 정보는 제한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실제 업비트가 지난달 27일 1인치, 마스크, 에이브를 상장하며 올린 공지사항에는 코인별로 짧은 소개글과 함께 공식 홈페이지 링크가 제공됐을 뿐이다. 홈페이지에서는 핵심 정보가 담긴 백서를 찾아보기도 어렵고, 구글링을 통해 겨우 찾은 백서 또한 영어로 돼있어 일반 투자자가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암호화폐가 어떤 심사 절차와 기준에 따라 거래소에 상장되거나 상장 폐지되는지에 대한 정보 또한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서 다수의 코인거래소는 특금법 신고 유예기간(9월 24일) 종료를 앞두고 수십개의 ‘잡코인’을 무더기로 상장폐지한 바 있다.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안정적으로 발급받기 위한 조치였지만, 별다른 설명 없이 상폐가 결정되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쉽게 상폐될 정도로 불안정한 암호화폐였다면, 애초에 상장은 어떻게 한 것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업비트는 지난 9월 17일 거래소 중 최초로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이후 알트코인을 빠르게 재상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1인치네트워크, 에이브, 마스크네트워크 등 알트코인 3종을 상장했으며, 그 전인 15일에도 솔라나(SOL), 폴리곤(MATIC), 누사이퍼(NU) 등을 상장했다. 대부분 상장 직후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며 크게 변동했고, 거래량이 증가하며 거래소는 쏠쏠한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실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298개의 코인을 상장한 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5개를 상장 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업비트가 상폐 코인으로 올린 수수료 수익만 3140억원에 달한다. 

불투명한 상장 심사로 인해 투자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관련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암호화폐 상장·폐지 기준이 없다는 지적을 받자 “암호화폐 상장·폐지 과정에서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가상자산 업법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금융당국이 코인거래소의 '깜깜이' 상장·폐지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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