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인터넷 전문은행이 3분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비대면 금융 거래 수요와 비례해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역도 점차 넓어지면서, 시중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 2일 나란히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순이익은 520억원으로 전분기(693억원) 대비 173억원(25%) 감소했으나, 누적 기준으로는 1679억원으로 전년 동기(859억원) 대비 821억원(95.6%)이나 늘어났다. 

케이뱅크 또한 출범 후 처음으로 적자를 벗어났다. 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39억원으로 첫 분기 순이익을 달성한데 이어, 이번 3분기에는 1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84억원으로 지난 2017년 4월 출범 이후 연간 누적 흑자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근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영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업대출도 취급하지 않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인상적이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규제가 확산되면서 오히려 대출을 서두르는 이용자들이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3분기 여신 잔액은 25조385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3133억원) 대비 4조7252억원 증가했으며, 케이뱅크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조1900억원 늘어난 6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수신 규모 또한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3분기 수신 잔액은 29조645억원, 12조31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각각 5조5252억원, 8조5100억원 증가했다. 

여수신 규모가 모두 성장하면서 이자이익 또한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이자이익은 1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으며, 케이뱅크 또한 전년 동기(103억원)보다 5배나 늘어난 502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렸다. 

이처럼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비대면 금융 거래 확산에 따라 이용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3분기 기준 MAU(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1470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67만명 증가했다. 이는 뱅킹 앱 기준 1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금융앱으로 범위를 넓혀도 토스를 제외하면 카카오뱅크보다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앱은 없다. 

인터넷 전문은행 막내로 최근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 또한 만만치 않다.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토스의 3분기 MAU는 1209만명으로 전분기(1061만명) 대비 148만명 증가해, 같은 기간 48만명(1037만명→1085만명) 증가에 그친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 시중은행, 원앱 전략으로 비대면 금융 파이 지킬까?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장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금융거래 형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중은행 또한 최근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핀테크에서 출발해 기술적 역량과 플랫폼 운영 경험이 풍부한 인터넷 전문은행에게 비대면 금융 시장의 파이를 뺏길 수 있다는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비대면 금융의 핵심인 앱의 편의성에서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의 차이는 두드러진다.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다른 앱을 구동하거나 웹페이지로 이동할 필요 없이 하나의 앱에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이용자가 플랫폼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복잡한 앱 구성으로 원성을 사고 있어 인터넷 전문은행의 이용자 증가세를 따라가기는 벅차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에서는 우선 난잡한 앱 구성을 정리하고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27일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버전의 ‘KB스타뱅킹’을 출시했다. 자산관리, 주식매매, 간편결제, 보험금 청구 등 6개 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통합해 하나의 앱에서 구현하도록 했으며, 모바일 인증서를 통한 자동로그인 등 편의기능도 추가했다.

신한은행 또한 지난 2일 기존 앱인 신한SOL을 전면 개편하는 뉴 앱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1년간 약 200억원이 투자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불편했던 UX(사용자경험)을 개선하고 경쟁력있는 금융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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