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목록. / 사진=알뜰폰허브

[이코리아] 국회가 이동통신 3사의 알뜰폰 및 5G 이동통신 사업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통신3사의 알뜰폰 시장 장악으로 중소 사업자가 설 곳을 잃고, 5G 서비스의 경우 가입자 수요에 맞는 요금제가 없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통신3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통신 분야 현안에 대해 증언했다. 화두는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의 시장 지배력 및 5G 요금제 다양성 미비 문제였다.

◇통신3사 알뜰폰 시장 점유율, 연말 50% 웃돌 듯

알뜰폰이란 정부가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2010년 10월 마련한 제도다. 통신3사가 이동통신 회선을 도매로 판매, 이를 알뜰폰 사업자가 저렴하게 구매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재판매하는 구조다.

문제는 알뜰폰 시장이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알뜰폰 시장에는 현재 50곳 안팎의 사업자가 있다. 이 가운데 SK텔링크·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등 통신3사 지난 3월 기준 자회사들은 전체 가입자의 45.7%를 점유 중인 상황이다.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늘고 있다. 연말에는 50%를 웃돌 전망이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알뜰폰 시장을 장악하면서 시장 활성화에는 기여했지만, 경쟁은 정체돼가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제도가 취지대로 되려면 결단해야 한다”며 “통신3사를 알뜰폰 시장에서 배제하거나 다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장관은 “그럴 경우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 가입자들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낮은 자세를 취했다. 강종렬 ICT인프라센터장은 “국회 등의 논의를 통해 시장 철수로 가닥이 잡힌다면 따르겠다”고 답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중소 사업자들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KT 이철규 네트워크부문장은 “중소 사업자를 지원하면서 상생할 것”, LG유플러스 권준혁 네트워크부문장은 “상생 프로그램을 지속하겠다”고 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는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제한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시키거나 점유율에 상한을 두는 방안 등이다.

◇5G 데이터 ‘30GB’면 충분한데, 출시 미루는 통신사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2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5G 요금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5G 가입자들 대부분이 월평균 20~30GB의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걸맞은 요금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통신3사 관계자들은 모두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상희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통신3사가 출시한 5G 요금제는 총 46개다. 이 가운데 데이터 제공량이 15GB 미만인 요금제는 18개, 100GB 이상 요금제는 28개였다. 15GB 이상에서 100GB 미만 요금제는 부재했다. 이는 알뜰폰 시장도 마찬가지다.

5G 가입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수요가 30GB 안팎에 그치는 만큼, 통신3사는 가입자 편의를 위해 요금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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