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이코리아] 해외CP(콘텐츠업체)의 망사용료 지불을 의무화하는 법안 논의가 본격화될지 관심이다. 최근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흥행으로 해외CP가 유발하는 트래픽량이 늘자, 국회와 주무부처에 이어 청와대까지 망사용료 문제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류콘텐츠산업을 주제로 얘기를 나누며 “글로벌 플랫폼은 규모에 걸맞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 문제 및 플랫폼과 제작사간 공정한 계약에 대해 챙겨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은 넷플릭스가 유통하는 국내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흥행에 주목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이 망사용료 및 IP 소유권 문제에 대해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통신사들은 CP들의 콘텐츠를 네티즌들에게 전송해주는 대가로 망사용료를 수납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망사용료를 망 증설 및 품질 유지를 위해 사용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연간 700억 원, 300억 원 안팎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글·넷플릭스 등 대부분의 해외CP들은 이를 내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이 인터넷 가입자들로부터 인터넷 요금을 받고 있어, CP가 망 품질 유지에 협조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망사용료 갈등은 소송전으로도 이어졌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사용료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6월 법원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넷플릭스는 항소했고, SK브로드밴드도 지난달 30일 반소를 제기했다.

사진=넷플릭스

망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은 최근 몇 년 동안 심화됐다. 트래픽량이 텍스트·사진보다 높은 동영상 콘텐츠의 인기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CP의 비중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구글과 넷플릭스가 유발하는 트래픽량은 전체의 30% 안팎에 달했다.

이 같은 망사용료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관심이 입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 한상혁 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해외 OTT 사업자들이 망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망 증설 비용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앞으로 협의해 나갈 문제로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회에는 이미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해외CP들이 트래픽량에 비례하는 망사용료를 지급하도록 규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7월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실도 해외CP의 망사용료 지불 의무를 규정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해외에서도 국내에서 불거진 망사용료 논란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0일 ‘오징어게임의 흥행, 급증하는 트래픽 비용을 누가 치를 것인가’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의 사례에 영국의 넷플릭스·아마존프라임 트래픽 급증 문제를 비춰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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