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모습. /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이코리아] e스포츠 선수들 대부분이 상무팀 창설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2일 대한체육회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e스포츠 상무팀이 창설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질의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e스포츠 선수 107명 중 80.4%는 e스포츠 상무팀 창설에 찬성하고 있다. 군복무를 앞두고 있는 이들로 좁혀보면 100%로 늘어난다. 현재 e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징집 대상인 연령대다.

정청래 의원실이 e스포츠 선수 1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e스포츠 상무팀 창설 관련 설문조사 결과. /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정 의원은 “중국에서는 (2003년에)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고, 2017년 스위스 로잔 IOC 정상회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며 e스포츠 위상의 현주소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해외에서도 e스포츠를 체육으로 보는 경향”이라며 “(국군체육부대에 e스포츠 상무팀이 편성되려면) 국방부와 증원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상무팀을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의 배경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게임도 스포츠로 봐야 한다’는 데서 출발해, ‘상무팀이 있는 축구·야구와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얘기로 끝난다.

그러나 전례가 남긴 ‘행정력·세금 낭비’ 논란의 재현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 상무팀은 과거 한 차례 창설된 바 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공군에이스가 활동했다. 다만 해당 종목에 대한 인기가 줄면서 자연스레 해체 수순을 밟았다.

창설 취지가 퇴색되는 문제도 있었다. e스포츠 선수들이 프로팀 - 공군에이스 - 프로팀 순으로 거취를 옮기는 것이 이상적이었지만, 전성기가 지난 선수가 입단하거나 공군에이스에서 기량이 떨어져 ‘은퇴 코스’가 되는 경우가 잇따른 것이다.

이에 상무팀보다는 ‘입영 연기’를 통한 병역 특혜가 현실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수들의 병역 문제 대한 논의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뤄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국내 e스포츠 선수들이 해외에서 국위선양하고 있다는 근거를 들며,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입영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e스포츠 상무팀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여론도 존재한다. 인벤·루리웹 등 커뮤니티를 13일 살펴보니 창설에 긍정적인 네티즌도 있는 반면, “20대 중반에 은퇴를 걱정하는 e스포츠 특성상 상무보다는 입대를 늦추는 게 합리적” “입대를 연기하거나 해외 출국 제한을 완화하는 것 만으로도 큰 혜택” 등 의견도 보였다.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도체육회 지회 8개를 둔 상황이며, 인천 지회 설립까지 마무리되면 준가맹단체 심사 기준에 충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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