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R기업 엔리얼의 스마트 안경 '에어'. (출처=엔리얼 홈페이지 캡처)
중국 AR기업 엔리얼의 스마트 안경 '에어'. (출처=엔리얼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투자는 가상 게임이 아니다"

최근 중국 관영지 시큐리티타임스는 논평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아직 걸음마 단계인 메타버스(Metaverse)에 투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9일 1면에 실린 논평은 "투자는 가상 게임이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기술을 "거대하고 환상적인 개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맹목적인 메타버스 투자로 결국 물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당국이 최근 중국 내 가상 현실(VR)·증강 현실(AR)용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만드는 신생 기업이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에 주목한 것. 

하지만 이 같은 기관의 강력한 경고 발언에도 중국 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메타버스로 쏠리는 추세다. 중국 영자매체 섭차이나(Supchina)는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고립과 고압적인 도시 생활에서 탈출하려는 젊은이들의 수요 증가로 AR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섭차이나에 따르면 베이징에 본사를 둔 AR 기술 회사인 엔리얼(Nreal)은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의 시리즈 C 펀딩을 완료했다. 

2017년에 설립된 엔리얼은 한국, 일본, 독일, 스페인을 포함한 소수의 시장에서 '엔리얼 라이트'(Nreal Light)라고 불리는 주력 AR 스마트 안경을 판매 중이다. 아직 중국에서 제품을 선뵈진 않았다. 엔리얼은 현재 시장에서 약 7억 달러(약 8397억원)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엔리얼은 지난 30일 AR 스마트 안경 '에어'(Air)를 출시했다. 전작보다 더 싸고, 가볍고, 애플과 호환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신제품은 스트리밍 미디어 시청이나 플랫폼용 앱 개발을 위한 유저들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쉬치(徐驰) 엔리얼 CEO는 미국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확실히 거대한 시장이고 (우리는) 내년에 그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미국과 아마도 더 많은 나라들도 따라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니오 캐피털의 주얀(朱岩) 매니징 파트너는 섭차이나에서 “소비자 전자 제품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VR·AR은 모든 가정에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스마트 생활의 새로운 연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자동차, 특히 자동차 엔터테인먼트에  VR·AR 안경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낙관적이다. 엔리얼이 업계 리더가 되어 스마트 교통 및 스마트 도시 추진을 가속화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의 AR 시장은 향후 5년간 6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AR 시장은 2021년에 307억 달러, 2024년에는 3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Oculus)는 가상현실 헤드셋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하며 현재 세계 선두주자이다. IDC가 지난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DPVR과 피코(Pico)는 각각 전년 대비 100%와 45%의 출하량을 증가시키며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IDC의 클레어 자오 애널리스트는 "5G의 개발은 VR·AR 분야, 특히 교육과 의료, 엔터테인먼트, 재택근무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여전히 VR과 AR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5년간 중국 VR·AR 시장의 연간 복합 성장률은 67.5%로 예상되지만 대중이 폭넓게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VR 하드웨어 제조업체 대부분은 자본이 부족한 신생업체여서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VR 기기가 출하되면 전체 산업 체인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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