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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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유가가 7년 만에 80달러대로 급등했다. 난방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지표인 브렌트유는 1.26달러(1.5%) 오른 배럴당 83.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84.60달러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였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17달러(1.5%) 오른 80.52달러로 마감됐다. WTI 가격이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상승폭을 125%로 끌어올린 것.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석유는 2002년 이후 최대 상승률로 구리를 앞지르고 있으며 원자재 지수에서 1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1위에 올랐다. 

유가 급등에 성장둔화 우려로 미국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0.19포인트(0.72%) 하락한 34,496.06으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0.15포인트(0.69%) 떨어진 4,361.1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3.34포인트(0.64%) 하락한 14,486.20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독일 DAX 30 지수는 0.05% 내린 15,199.14로, 유로 Stoxx 50 지수는 0.02% 하락한 4,072.52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0.72% 오른 7,146.85로, 프랑스 CAC 40 지수는 0.16% 상승한 6,570.54로 장을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가들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수요 급증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올 겨울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은 지난주 11월 산유량을 하루 40만 배럴가량 증산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겨울이 다가오면서 늘어날 수요에 비해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진 못했다. 

전 세계 광범위한 에너지 부족에 힘입어 전력 가격이 최근 몇 주 동안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에너지 수급 불균형과 더불어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도 원유 급등의 요인으로 꼽힌다.

케플러의 맷 스미스 수석 석유 분석가는 “치솟는 천연가스 가격으로 인해 일부 발전소는 석유를 발전용 천연가스의 대안으로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자료=대신증권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 상승은 지속. 자료=대신증권

대신증권 김소현 원자재전략 연구원은 12일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휘발유 가격 상승을 우려해 미국 전략비출유 방출 또는 원유 수출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인터뷰도 원유 수급의 타이트함을 방증한다”면서 “현재 각 국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겨울 난방시즌이 아직 돌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며, 에너지 재고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의 사태는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중 겪는 상황이기 때문에 에너지 수급 불안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고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KB증권 백영찬 소재/원자재 연구원 또한 “겨울철 난방유 및 발전용 수요 증가 가능성을 고려하면 향후 석유제품 가격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아시아 석유제품 가격 강세가 2주 연속 지속되고 있다. 싱가폴 Diesel과 Kero 가격이 전주대비 각각 2.1%, 4.8% 상승했다”면서 “정제마진 상승을 통해 SK이노베이션/S-Oil 등 한국 정유기업의 4분기 및 내년 1분기까지 실적호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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