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가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가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지표뿐만 아니라 정치적 갈등까지 얽힌 악재로 인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반면, 이를 고려해도 낙폭이 지나치다며 10월 중 3000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 낮 12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33% 상승한 2969.34, 코스닥은 0.52% 상승한 958.3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3100대를 횡보 중이던 코스피는 미국 디폴트 우려와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 등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 하락세와 맞물려 지난 6일 2908.31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 회복세로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가 주춤하는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놓여있다. 당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한다는 입장인 데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석탄·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또한 높아지고 있어, 각국 통화정책이 ‘완화’에서 ‘긴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악재가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갈등과 깊이 얽혀있는 문제라는 점이다. 미국 디폴트 위기의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해결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향의 대가로 인프라·복지예산 축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 공화당이 12월 초까지 한시적 부채한도 상향에 동의하면서 우려가 일시적으로 해소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있다. 

원자재 가격 폭등 또한 중국-호주, 러시아-EU 등 외교적 갈등과 맞물려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적 불확실성에 정치에 좌우되고 있다”며 “천연가스 급등의 빌미를 제공한 EU-러시아간, 중국 석탄 부족을 초래한 중국-호주간 외교 갈등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코로나19 이후 계속된 주식투자 열기도 한층 시들해진 모습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코스피 개인 거래비중은 60.5%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59.3%로 더욱 낮아졌다. 테이퍼링 가시화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 또한 계속되는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하락세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에는 ▲자원 생산 감소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물가 상승으로 인해 미 연준의 긴축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혼재하고 있다”며 “두 가지 걱정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으로 경기가 위축된다면 연준이 긴축을 앞당길 가능성은 작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국 전력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전력 비수기 도래(2022년초 이후) 전까지는 계속 남아있을 공산이 크지만, 미국 부채한도 협상의 경우 데드라인이 10월 18일경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해결될 공산이 크다”며 “향후 2주 이내에 악재가 더 확산되기보다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시스템적 위기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재료는 현재도 시장을 억누르는 재료이며 해소되는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 예단이 어렵다”면서도 “(외교적 갈등으로 인한) 정치적 위험과 중국발 신용 리스크의 경우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퍼펙트 스톰’까지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가 조만간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7일 발간한 ‘금융시장 브리프’ 보고에서 코스피가 10월 말 3080, 11월말 3100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단기적 지수 하향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미국 부채한도· 중국 부동산 업체 관련 불확실성 완화, 양호한 수출 실적, 확장적 재정정책,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코스피가 소폭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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