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이코리아]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의장에 대해 백악관이 여전한 신뢰를 표시했다. 하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파월의 연임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신임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으로 가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기자들에게 "현재 파월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원인 파월은 올 가을에 발표될 재선임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명자로 처음 연준에 합류했고,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의장으로 승진했다.

파월의 재선임은 미 재무장관 재닛 옐런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옐런 장관은 “파월을 사임시키는 결정은 대통령에게 달려 있으며 대통령은 아직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워렌,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등 민주당 진보진영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그의 임기 연장에 반대했다. 

최근 연준 당국자 3명의 금융거래가 문제가 되면서 파월의장의 책임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준 의장과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준 총재가 지난해 팬데믹 위기 시 주식과 부동산 자산을 적극적으로 거래했다는 폭로로 흔들리고 있다. 카플란과 로젠그렌 둘 다 지난주에 사임했다. 

게다가 지난해 2월 연준의 코로나 경제 안정 조치 발표 하루 전에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100만~500만달러 규모의 돈을 채권 펀드에서 주식 펀드로 옮긴 사실이 추가 폭로됐다. 

워런 의원은 지난 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준 당국자들의 내부자 거래 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5일 아침 상원 원내연설에서 파월에 대해 "지도자로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워렌은 특히 파월의 감시 하에 은행 규제를 철회하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노력에 대해 비판적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파월의 고용 주도적인 통화정책 접근법이 향후 규제 철회에 따른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파월 연임 실패 시 유력 후보로 브레이너드 이사 

외신들은 파월이 연임에 실패하면 가장 유력한 후보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로 꼽고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은행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민주당원이다. 또한 기후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리처드 셸비를 포함한 몇몇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파월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브레이너드 이사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최근 발표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소 낮아지면서 파월의 연임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정치 온라인 베팅사이트 프리딕트잇(PredictIt)에 따르면 최근 파월의 연임 가능성은 지난 달 90%에서 최저 61%로 떨어졌다. 

하지만 파월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인 만큼 연임에는 별문제가 없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균등하게 분열된 상원에서 바이든이 진보적 대체자 대신 파월을 승인하는 게 정치적 자본을 덜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의 89%가 제롬 파월 의장의 재임을 예상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연준의 두 총재의 스캔들이 파월 의장의 연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의 연준 지도부 인사 선택은 미국 금융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잠재적으로 깊은 영향을 미친다. 백악관의 파월 재선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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