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카카오뱅크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KB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KIND’에 따르면, 올해 KB증권의 IPO 공모총액은 4조8339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미래에셋증권(8조8333억원)이었으며 3위는 한국투자증권(3조5312억원), 4위는 NH투자증권(3조3084억원) 등의 순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이 큰 격차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상승폭을 보면 KB증권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실제 KB증권은 지난해 4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해 1080억원의 공모총액을 기록했으나, 올해 IPO 실적이 무려 45배 가량 증가했다. 상승폭만 보면 전년 대비 11배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IPO 시장 1위를 탈환한 미래에셋보다도 4배 이상 크다. 

실제 KB증권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IPO 공모총액 9위에 그쳤으나, 올해 굵직한 IPO를 주관하면서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 특히 하반기 최대어로 꼽힌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를 비롯해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롯데렌탈(8509억원) 등 빅딜에 꾸준히 대표·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KB증권은 올해 IPO 실적이 크게 성장하면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DCM(채권발행시장)뿐만 아니라 ECM(주식발행시장)에서도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을 근소한 격차로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금융그룹 내에서 KB증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제 KB증권은 지난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75.7% 증가한 37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그룹 전체 순이익(2조4743억원)의 15.2%에 해당한다. 올해 상반기 주요 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중 KB증권의 순이익 기여도는 독보적이다. 증권사 실적 성장 덕분에 KB금융은 신한금융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했다. 

다만 사실상 1위가 KB증권으로 확정된 DCM 시장과 달리 ECM 시장 순위는 아직 정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KB증권은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절차에 대표주관사로 참여한다. 특히 8월 기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한 LG에너지솔루션은 카카오페이와 함께 올해 IPO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대주 중 하나다. 

문제는 최근 배터리 리콜 사태 등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제너럴모터스(GM)에서 리콜 사태가 발생하며 발목을 잡혔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이달 중 연내 상장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KB증권이 올해 성장세를 유지하며 ECM 시장 1위를 수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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