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업카드사 분기별 점유율 추이.(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
국내 전업카드사 분기별 점유율 추이.(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혼전 양상을 보였던 카드사 경쟁구도가 2분기 들어 다시 뚜렷한 서열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카드가 약진하며 2위 자리를 다진 반면, 빅3와의 격차를 좁혀온 현대카드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2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7개 전업카드사 중 개인·법인 신용판매액 기준 점유율(기업구매 제외)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카드(21.22%)였다. 그 뒤는 삼성카드(18.55%), KB국민카드(17.77%), 현대카드(16.43%) 등의 순이었다 .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말까지 좁혀지고 있었던 ‘빅4’ 간의 격차가 소폭이지만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점유율 1위 신한카드와 4위 현대카드 간의 격차는 지난 2019년 1분기 기준 6.57%p에서 지난해 4분기 4.12%까지 좁혀진 상태였다. 현대카드가 공격적인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사업을 추진하며 2019년 15%대에 불과하던 점유율을 지난해 4분기 17.33%까지 끌어올렸기 때문. 당시 2위 삼성카드와 4위 현대카드의 격차는 불과 0.59%p로 1위 신한카드를 제외한 3개 카드사들이 사실상 공동 2위권을 형성하고 경쟁을 펼치는 구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2위 자리를 위협받던 삼성카드의 점유율이 반등한 반면, 현대카드는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꺾이면서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 KB국민카드에 2위 자리를 잠시 내주기까지 했던 삼성카드는 지난해 4분기 17.93%에서 올해 2분기 18.55%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0.5%p를 밑돌던 KB국민카드와의 격차도 다시 0.79%p로 벌어졌다. 

삼성카드 약진의 원동력은 개인신용판매 취급고의 성장이다. 모회사인 삼성생명의 암 보험급 부지급 문제 등의 악재로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가능성이 불확실해진 삼성카드는 대안으로 사업다각화를 노리는 한편, 유통채널과의 제휴 확대로 개인회원 확보에 나섰다. 

덕분에 삼성카드의 올해 개인신용판매 취급액(일시불+할부)은 25조93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67% 증가했는데, 이는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KB국민카드(6.51%p), 현대카드(5.87%p)도 소비심리 회복세에 힘입어 개인신판 실적이 증가했지만 삼성카드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PLCC 사업을 선도하며 빅3를 넘봤던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들도 경쟁에 나서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실제 현대카드 점유율은 지난해 말 17.33%에서 올해 2분기 16.43%로 0.9%p나 감소하며 7개 카드사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한국씨티은행의 신용카드부문 부분매각 추진 현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티은행 신용카드부문의 규모가 크지 않지만 2위 그룹 간의 점유율 격차가 1%p도 되지 않는 만큼, 씨티카드 인수 시 순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씨티카드의 낮은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소폭의 점유율 상승을 위해 수천억원의 매각가를 지불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현대카드는 지난 5월 씨티카드 인수설에 대해 그럴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다른 카드사도 아직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중소카드사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확인된다. 우리카드가 실적 부진으로 주춤한 반면, 롯데·하나카드는 올해 들어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실제 우리카드는 올해 2분기 들어 법인신판 취급액이 전분기 대비 6.04% 감소하며 점유율이 9.50%에서 8.77%로 하락했다. 반면, 개인·법인 실적이 모두 성장 중인 하나카드는 1분기 부진을 만회하며 7.86%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려 우리카드와의 격차를 좁혔다. 롯데카드 또한 2분기 들어 점유율이 9.39%로 소폭 상승하며 우리카드를 역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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