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게리 겐슬러 미 SEC의장 트위터 캡처
출처=게리 겐슬러 미 SEC의장 트위터 캡처

게리 겐슬러 美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대학생들을 위한 저축 장려 비디오를 트위터에 올렸다. 매주 5달러(약 6000원)씩 저축하면 8%의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영상에 대한 전반적인 반응은 냉랭하다. 현재 미국 은행의 평균 이자율이 0에 가까운데 현실과의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겐슬러 의장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비디오에서 “만약 여러분이 대학에 다니는 동안 일주일에 5달러를 저축하면 8%의 이익을 벌지도 모른다. 그러면 65세의 은퇴 시점까지 13만달러(약 1억 5300만원)를 저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러분이 저축을 40세가 될 때 시작하면, (은퇴를 위해) 일주일에 약 30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특히 암호화 시장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크립토 벤처 캐피탈 회사인 시노 글로벌 캐피탈의 최고경영자(CEO) 매튜 그레이엄은 암호화 시장의 유저들에게 겐슬러의 영상을 “웃지 않고” 지켜보라고 비아냥댔다. 

퀀텀 이코노믹스의 설립자이자 CEO인 매티 그린스펀은 “이 영상은 우리의 새로운 SEC 의장이 상아탑에 앉아 있는 동안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회사 뉴스레터에 썼다.

겐슬러는 SEC 위원장을 맡기 전 대학에서 블록체인 강의를 한 만큼 암호화 시장에 친화적일 인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트위터에 올린 저축 영상으로 수많은 암호화 유저들의 빈축을 샀다.

트위터를 포함,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8% 이익의 저축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투자자 보호는 거짓이고 은행의 대변인일 뿐” “코인에 투자하면 1년에 1000달러를 5만달러로 탈바꿈할 수도 있는데 왜 앉아서 0.6%를 기다리나?” “저축계좌에 8%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어디 있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골드만 삭스의 최고 수익률 저축 계좌 중 하나가 연 0.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경쟁사들은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낮은 이익을 제공한다.

이 영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22일(현지시간) 금리를 ‘0’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한 후에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미 블록파이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이 8%의 이자수익 상품을 제공하고 있기에 ‘8%’를 언급한 겐슬러의 발언이 많은 크립토 관계자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는 평이다.  

게다가 최근 SEC가 코인베이스의 대출 플랫폼 출시 계획을 중단시킨 후에 나온 발언이라 후폭풍은 더욱 거세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코인베이스 렌드’ 상품을 출시하면 거래소를 고소하겠다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회사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이용자가 스테이블코인 USDC를 지분으로 보유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렌드 상품을 출시해 4% APY를 챙길 계획이었다.

결국 코인베이스는 SEC의 압력에 굴복해 지난 17일(현지시간) 렌드 상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겐슬러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 라이브’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지금 카지노에서 포커칩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규제 당국의 강력한 감독 없이는 사람들이 다친다"고 말했다.

이어 “SEC가 암호 부문을 광범위하게 규제할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에 관해서 의회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겐슬러 의장의 발언을 비추어 볼 때 4분기 암호화 시장에 내려질 규제안이 시장 예상보다 좀 더 강경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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