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토요타 자동차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사진=토요타 자동차

일본 토요타 자동차가 최근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영상을 공개했다. 또 2025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양산체제를 구축할 것을 표방해 눈길을 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토요타가 2030년까지 전고체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135억 달러(약 16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토요타는 영상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제품의 도로 주행 모습을 선뵀다. 

회사 측은 짧은 서비스 수명에 어려움이 있지만 전고체 배터리를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요타는 자체 연구 외에도 일본의 파나소닉사와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솔루션(PPES)‘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도 차렸다. 업계에 따르면 합작사는 파우치 형태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2025~2027년 상용화 전망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로 고체를 적용한 차세대 전지다. 

전고체 배터리는 1회 10분 충전에 800~900km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에너지 밀도, 빠른 충전 속도가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외부 충격 및 배터리 팽창에 의한 화재·폭발 위험이 낮아 ‘차세대 전지’로 주목 받는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의 규모는 2030년까지 60억달러(약 7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는 의료기기나 스마트 워치와 같은 기기에 사용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회사와 기술회사들은 실험실에서 한 번에 하나씩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해 왔지만, 지금까지 이를 대량 생산으로 확대하지는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리튬 배터리보다 약 8배의 제조비용이 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차세대 전지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고체 배터리 생산 및 고체 전해질 등 핵심소재의 자체 공급망 구축에 앞 다퉈 투자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 독일 폭스바겐 미국법인은 퀀텀스케이프와 올해 연말까지 21GWh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시설 'QS-1'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앞서 노스볼트, 퀀텀스케이프와 공동으로 2025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계획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이탈리아계 미국 자동차회사인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프랑스 PSA는 합자회사인 ‘스텔란티스(Stellantis)’를 설립했다. 스텔란티스는 스타트업인 오토모티브 셀스와 중국의 CATL과 제휴를 맺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2026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로이터통신, CNBC 등 외신은 미국 포드자동차와 독일 BMW가 미국의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인 솔리드 파워에 1억3000만달러(약 1457억원) 규모로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중국도 전고체 배터리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NIO)는 올해 1월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니오 데이 2020‘에서 150킬로와트(kWh)급 전고체 배터리 팩으로 구동되는 최초의 전기차인 NIO ET7을 공개했다.

NIO ET7. 출처=NIO 공식 홈페이지 캡처
NIO ET7. 출처=NIO 공식 홈페이지 캡처

니오 측은 “오는 2022년에 출시될 이 신형 세단은 주행거리가 1000km 범위에 도달할 수 있다. 2022년 4분기부터 신형 전고체 배터리 팩 공급에 자신한다”고 말했다. 또 “니오 전 차종 고객이 배터리를 교환 및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빨라야 2025년 이후에나 유의미한 생산량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니오의 계획된 배터리는 완전한 전고체 배터리가 아닌 고체와 액체가 반반일 형태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경쟁에서 특이점은 전기차 업체 선두주자인 테슬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나 사용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국내, 삼성SDI·현대차 2027년~2030년 상용화 전망 

한편, 국내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를 빠르면 2027년부터 대량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삼성SDI는 10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8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선보인 삼성SDI는 현재 요소기술 개발단계로 상용화를 위해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은 이 배터리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900km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삼성SDI 배터리. 사진=뉴시스
자동차에 들어가는 삼성SDI 배터리.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는 2030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22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의 시범 양산을 시작으로 2027년 양산 준비, 2030년 본격 양산의 청사진을 내놨다. 

현대차는 이날 "리튬이온배터리와 차세대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시장·차급·용도·성능·가격별 최적화된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손상방지 위해 설계를 강화해 품질문제를 방지할 것"이라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당사 주도로 개선 중"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 김동원·이창민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한솔케미칼 등 관련 소재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공동으로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한솔케미칼은 중장기적으로 대량 양산 체제 구축을 통한 시장 진입이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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