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삼표그룹과 함께 제작한 업사이클링(Upcycling) 벤치인 '커브 벤치(Curve Bench)'. 사진=아모레퍼시픽

최근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ESG' 경영이 강조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들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양하게 재활용하는 사례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2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배출되고 있으며, 연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중 90% 이상이 매립되거나 소각, 방치되고 있다는 것. 특히 코로나19는 플라스틱 폐기물 이슈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에 EU,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제조기업과 사용기업에 대해 사용 이후 폐기 단계는 물론, 제품의 설계, 생산, 유통 단계로 책임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EU에서는 2025년부터 페트병 생산 시 재활용 소재를 25% 이상 포함해야 한다. 2022년부터 식기류, 빨대, 면봉 등 일부 품목은 시장 출시가 금지된다.

중국은 올해부터 전 지역에서 플라스틱 음식 용기와 면봉의 생산·판매가 금지됐다. 또한 분해가 되지 않는 비닐봉지와 일회용 플라스틱 음식 용기, 택배용 비닐 포장지는 주요 도시에서 사용할 수 없고, 2026년부터는 중국 전역으로 제한 조치가 확대된다. 중국 정부는 생산, 판매, 사용 제한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10만위안(약 1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규제의 강도 역시 높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9년부터 대규모 점포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는 모든 업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업종에 상관없이 각 기업들은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폐플라스틱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활용하는데 분주한 상황이다. 

9월 6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서영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강승협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재생 스트레치필름을 시연하고 있다. 이마트와 환경부, 자원순환사회연대는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에 '스트레치필름 회수 및 재활용 확대 공동 선언' 협약식을 진행하고 스트레치필름 회수 및 재활용에 나선다. 이를 통해 이마트는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 1,660톤 감축에 나선다. 사진=이마트
9월 6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서영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강승협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재생 스트레치필름을 시연하고 있다. 이마트와 환경부, 자원순환사회연대는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에 '스트레치필름 회수 및 재활용 확대 공동 선언' 협약식을 진행하고 스트레치필름 회수 및 재활용에 나선다.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물류 포장용 스트레치필름 재활용에 속도를 낸다. 스트레치필름이란 물류센터나 산업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얇은 플라스틱 비닐 랩으로, 파레트(화물운반대) 위에 적재된 물건들이 운송 시 흔들리지 않도록 감싸 고정하는데 사용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물류 배송 시 사용된 스트레치필름의 경우 배송이 완료된 이후 전량 폐기하고 다시 신소재 플라스틱 필름을 사용해 제작되는 1회성 소모재”라면서 “연간 이마트에서 사용되고 버려지는 스트레치필름 물량만 약 1,660톤에 달할 정도로 소모성이 높은 품목이었다”고 말했다. 

재생 스트레치필름의 경우 60% 이상이 폐 필름을 재활용한 재생 필름으로 구성됐으며, 이를 통해 이마트는 신소재 필름 생산을 줄이고 버려지는 폐기물을 없애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 1,660톤 감축에 나선다는 목표다.

이는 연간 탄소 배출량을 기존 3,054톤의 약 53%인 1,613톤 가량 절감하는 수준이며, 소나무 244,394그루를 심은 효과를 낼 것으로 이마트 측은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락앤락과 투썸플레이스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들을 물류용 받침대로 재활용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CJ대한통운은 탄소ZERO 협의체를 리딩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고객사인 락앤락과 투썸플레이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물류 현장 및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락앤락은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플라스틱을, 투썸플레이스는 매장에서 사용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무상 제공한다.

사진=CJ대한통운
사진=CJ대한통운

먼저 CJ대한통운과 투썸플레이스는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동안 약 10톤 가량의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추후 실생활에 유용한 업사이클링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CJ대한통운과 락앤락은 락앤락 제품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플라스틱을 활용해 ‘탄소ZERO 파렛트’를 제작하고 물류 현장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미 지난 5월 양사는 상호 협력으로 제작한 탄소ZERO 파렛트 300개를 CJ대한통운 덕평물류센터에 도입한 바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의 높은 활용도를 확인해 추가 생산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파렛트란 물류 현장에서 물품을 적재하고 지게차로 나르는데 사용되는 받침대로, 주로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된다. 업사이클링 파렛트 도입을 통해 폐플라스틱 폐기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CJ대한통운 측은 예상했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스카이패스 회원의 마일리지 사용과 연계해 친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친환경 업사이클링 브랜드 ‘project 1907’과의 콜라보로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플라텍스(Platex) 원단으로 만든 백팩, 에코 숄더백, 파우치 등의 상품을 대한항공 홈페이지 마일리지몰에 출시했다. 이 외에도 보잉 747-400 자재를 활용해 만든 네임택과 골프볼 마커를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국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Recycling-PVC)로 제작한 카드 플레이트를 기존 카드 상품부터 신규 출시 상품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재활용 플레이트 도입은 국내 R-PVC 환경부 인증을 최초로 획득한 ‘코나아이’와의 제휴를 통해 진행된다.

신한카드는 매월 일정 매수 이상 안정적으로 발급되는 딥드림, 딥드림 플래티늄 플러스, 딥스토어 등 인기상품을 중심으로 재활용 플레이트를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신한 측은 해당 상품을 재활용 플레이트로 대체함으로써 1.5리터 페트병 기준 연간 약 31만개에 달하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신한카드
사진=신한카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삼표그룹과 함께 제작한 업사이클링(Upcycling) 벤치 8개를 서울시 종로구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증은 종로구가 추진 중인 ‘벤치 더 놓기 프로젝트’에 공감한 두 기업의 협업으로 이뤄졌으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기증이다.

‘커브 벤치(Curve Bench)’라 명명된 이번 작품은 아모레퍼시픽의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과 삼표그룹의 초고성능 콘크리트인 ‘UHPC(Ultra High Performance Concrete)’를 활용해 제작했다. 모든 제작 과정은 삼표산업 기술연구소에서 총괄했으며, 특히 올해는 아모레퍼시픽 소속의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을 맡아 눈길을 끈다.

디자인을 담당한 아모레퍼시픽 리테일 크리에이티브팀 허유석 디자이너는 “앉는다는 행위 자체가 디자인의 결과물이 되도록 곡선 라인을 강조했으며, 벤치가 설치될 창덕공원과 잘 어울리도록 색감 등을 고려했다”며, “이 벤치가 시민의 작은 쉼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다 쓴 화장품 공병의 창의적 재활용을 추구하는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을 다시 공병으로 재탄생시키는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삼표그룹과 함께하는 업사이클링 벤치 기증 사업도 내년까지 이어가는 등 자원 재활용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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