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드는 당마가목.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단풍이 드는 당마가목.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올해 여름은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뜨거운 더위가 끝날 것 같지 않았는데 절기상 입추가 지나서인지 이제는 제법 아침과 저녁으로 선선하다. 도시에 비해 서늘한 날씨가 일찍 찾아오는 높은 산에서는 나무들이 붉은빛으로 열매를 물들이며, 벌써부터 가을을 맞이하는 듯하다. 가을에 우리나라 산을 불타오르듯 붉게 물들이는 대표적인 나무가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마가목이다.

깃털모양의 마가목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깃털모양의 마가목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마가목이란 이름은 봄에 돋아나는 새순이 말의 이빨 같다 하여 ‘마아목(馬牙木)’이라 불린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마가목의 잎은 9-13장이 깃털모양으로 달리는 깃꼴겹잎의 형태이다. 작은 잎이 모여 하나의 큰 잎을 띠고 있듯, 마가목은 꽃의 형태도 수십 개의 꽃이 우산모양으로 하나의 꽃차례를 이루고 있다. 하나하나의 꽃들은 5mm 정도 둥근 모양의 열매로 성숙하는데, 수십 개의 열매로 이루어진 열매송이는 익어가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익어가는 벼가 고개를 숙이듯 처지는 모양을 띠게 된다.

가을이 되면 열매는 연한 주황색에서 새빨간 붉은색으로 익어 가는데, 이 시기에 잎 또한 붉은색으로 단풍이 들어 나무 전체가 빨간 빛깔로 물들며 가을 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붉은 빛깔이 매력적인 마가목은 관상 가치가 높아서 도로변이나 공원 등의 조경용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또한, 나무껍질과 종자는 약용, 열매는 차나 술을 만드는 데 활용하는 등 이용가치도 높은 우리나무 중 하나이다.

마가목(좌)와 당마가목(우).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마가목(좌)와 당마가목(우).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마가목과 비슷하지만, 겨울눈에 털이 많고 잎의 개수가 13~15장으로 다소 많은 당마가목이 있다. 당마가목이라는 이름은 중국(당)에서 자라는 마가목 종류라는 뜻이다. 앞서 소개한 마가목은 주로 우리나라의 울릉도를 포함한 강원도 이남과 일본에 분포하는 반면, 당마가목은 주로 강원도 등 북부 지방과 중국, 몽골에 분포하는 차이가 있다.

당마가목은 마가목과 분포하는 지역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형태적으로 하얀색 꽃송이와 붉은색 열매의 공통된 특징이 있어 정원이나 조경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당마가목의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당마가목의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마가목, 당마가목과 동일한속(Genus)으로 형제지간이지만 외형적으로 매우 다르게 보이는 나무가 있는데 바로 팥배나무이다. 팥배나무라는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팥알처럼 생기고 꽃이 배나무를 닮은 나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팥배나무는 우리나라 전국의 산에서 자라는 적응성이 우수한 나무이다. 팥배나무의 잎은 여러 개의 잎이 깃꽃겹잎의 형태를 띠는 마가목, 당마가목과는 달리 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언뜻 보면 마가목과 당마가목과는 전혀 다른 나무인 듯 보인다. 하지만 팥배나무의 꽃을 보면 하얀색 꽃 여러 개가 우산모양의 꽃차례를 이루고 붉은색 열매가 달린다는 점에서 마가목, 당마가목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팥배나무는 나무 전체에 피는 하얀색 꽃과 붉은색 열매의 관상적 가치가 높아 조경수로 활용되며, 열매는 수유과(水楡果)라 하여 약용으로 활용되는 등 이용가치가 높은 우리나무 중 하나이다.

팥배나무 열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팥배나무 열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팥배나무의 잎,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팥배나무의 잎,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팥배나무의 꽃.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팥배나무의 꽃.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마가목, 당마가목, 팥배나무는 꽃과 열매의 빛깔이 매력적으로 가을 산을 물들이는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매력적인 빛깔뿐만 아니라 나무껍질, 열매, 종자는 약용과 식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우리나라의 중요한 생명자원이다. 다가오는 가을, 산과 주변의 공원에서 아름다운 빛깔로 우리를 맞이해주는 마가목 3형제를 만난다면 소중함과 고마운 마음을 담아 관심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