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선언한 영국, 한국과 다른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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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선언한 영국, 한국과 다른 점은?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8.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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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년 결산-예비비 지출승인건 보고를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년 결산-예비비 지출승인건 보고를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코로나’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보건당국 또한 ‘위드코로나’로의 전환 시점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드코로나’로의 전환 시점에 대한 질문을 받자 “9월 말, 10월 초부터는 그에 대한 준비·검토작업이 공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델타 변이로 인해 돌파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백신 접종만으로 확진자 발생을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3~17일 매사추세츠주 반스터블 카운티를 방문한 확진자 469명을 조사한 결과 74%(369명)이 백신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미접종자와 접정자 간 바이러스 보유량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돌파 감염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떠오르자 ‘위드코로나’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위드코로나’는 신규 확진자 증가를 억제하는 방식이 아닌 사망·중증률을 낮춰 일상이 가능한 수준으로 감염병을 통제하는 방역체계를 의미한다. 강력한 봉쇄조치로도 변이로 인한 감염을 억제할 수 없다면, 코로나19의 위중증률을 낮춰 계절성 전염병과 같이 취급하면서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실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치명률(사망자수÷확진자수×100)은 지난 24일 0시 기준 남성 0.91%, 여성 0.96%으로 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독감과 동일하다면 굳이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며 강력한 거리두기 및 격리조치를 유지할 이유는 크지 않다. 

 

맨 위부터 최근 6개월간 영국의 일별 확진자, 입원, 사망자 수 변화. 자료=영국 정부 홈페이지 갈무리
맨 위부터 최근 6개월간 영국의 일별 확진자, 입원, 사망자 수 변화. 자료=영국 정부 홈페이지 갈무리

◇ '위드코로나' 한 달 지난 영국, 지금은?

이미 해외에서는 다수의 국가가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실시하고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선택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영국의 경우, 지난달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사적모임 제한 등의 방역조치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것을 선언했다. 

봉쇄해제는 필연적으로 확진자 수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한다. 실제 영국은 지난 3월부터 단계적으로 방역조치를 완화했는데, 이 때문에 5월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3000명대를 유지했던 신규 확진자 수는 봉쇄해제를 이틀 앞둔 7월 17일 5만4674명까지 증가했다. 봉쇄해제 이후 2주간은 확진자 수가 감소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8월 초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하루 평균 3만명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입원 및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으나, 확진자 수의 증가세와는 달리 매우 완만한 편이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10만명 당 입원률은 6.93명(8월 15일 기준), 사망률은 11.6~20.5명(웨일즈, 잉글랜드, 7월 2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봉쇄조치를 완전히 해제하기 전인 6월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했지만, 입원률과 사망률이 각각 30명, 500명을 넘었던 1월에 비하면 큰 변화가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영국 잉글랜드/웨일즈의 코로나19로 인한 10만명당 사망자 수 변화. 자료=영국 통계청(ONS)
영국 잉글랜드(짙은 파란색), 웨일즈의 코로나19로 인한 10만명당 사망자 수 변화. 자료=영국 통계청(ONS)

◇ 위드코로나 시행에는 백신접종률 등 전제조건 필요

하지만 ‘위드코로나’에는 조건이 따른다.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고, 위중증률 및 치명률이 다른 전염병 수준으로 안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의 백신 접종률은 봉쇄조치를 해제한 7월 19일 당시 1차 85.3%, 2차 66.7%로 현재 우리의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내 접종률은 1차 51.2%, 2차 23.9%. 봉쇄해제 당시의 영국과 비교하면 접종완료율은 3분의 1 수준이다. 

실제 정 청장 또한 국회에서 “70% 이상이 접종한 시점부터 (위드코로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정 청장이 9~10월을 전환 시점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위드코로나를 하더라도 일시에 기존 방역조치를 완전히 해제하는 방식은 어렵다는 것이다. 영국 또한 올해 3월부터 대면수업 허용, 식당 등 소매점 운영 재개, 실내외 모임 인원 확대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하며 봉쇄해제를 준비해왔다. 아직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최종적인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이상, 급격한 방역체계 전환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통계적으로 독감과 코로나19의 치명률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19를 흔한 계절성 전염병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프랑스 디종 의과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 8만 9530명과 인플루엔자 환자 4만 5819명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16.9%)이 인플루엔자(5.8%)보다 3배나 높았다. 변이가 진행되면서 코로나19의 임상 지표도 변하고 있지만, 단순 통계만으로 독감과 동일하게 취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영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입원률을 연령별로 분석한 자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어린 연령대에서 입원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눈에 띤다. 자료=영국 통계청(ONS)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영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입원률을 연령별로 분석한 자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어린 연령대에서 입원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눈에 띤다. 자료=영국 통계청(ONS)

영국에서도 소폭이지만 봉쇄해제 이전보다 사망률과 입원률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분한 의료인프라를 갖추고 백신 접종이 지금보다 더 진행되지 않으면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은 선택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봉쇄해제로 인한 위험이 미접종자, 특히 아동·청년층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 영국의 코로나19 입원율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15세 이하에서는 1월과 비슷한 수준까지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교적 백신 접종 후순위인 아동·청년층에게 닥칠 위험을 생각하면,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정 청장은 “의료 및 방역대응을 철저히 해 감당 가능한 수준이 돼야 단계적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빨라져 추석 전후로 단계적인 위드코로나 전환이 논의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코리아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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