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사진=뉴시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이준석 대표를 향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한 녹취록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원 전 지사는 18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다시 말씀드린다”며 “’곧 정리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대표의 비상식적이고 위선적인 행태를 타개하지 않고서는 공정한 경선도, 정권 교체도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절박한 판단에 따라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는 파문이 확산하고 제가 긴급기자회견을 공지하자 어젯밤 통화 녹취록을 일부 공개했다”며 “저와 통화한 것을 녹음했기에 녹취록이 있는 것이다. 당 대표가 경선 후보와의 통화를 녹음하는 것이 정치 도의상 옳으냐 그르냐를 언급하지 않겠다.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밤 녹취록 전문이 아닌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통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한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원 전 지사는 경선 과정의 갈등을 우려한 듯 “우리 캠프로 지금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 될 사람들이잖아요”라고 말했고, 이 대표는 “너무 걱정 마십시오.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세게 세게 얘기하는 거지, 예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이어진 대화에서 이 대표는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발언했다.

주어인 ‘저거’가 윤 전 총장이 아닌 경선 과정의 갈등이라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원 후보는 “이 대표의 발언에서 입당하면서 세게 이야기하는 저쪽 분은 여기에서 지정하는 것이 윤석열 대표가 아니면 누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정리된다는 말 앞에는 여의도 연구소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지지율 떨어진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그러고 나서 원희룡 지지율 오른다 덕담까지 했다. 이 내용을 어떻게 갈등상황 정리라는 의미로 볼 수 있고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원 후보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이 대표가 작성한 녹취록이 아니라 이 대표가 갖고 있는 녹음파일을 공개하라. 그것도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전체 녹음파일을 확인하면 곧 정리된다는 정리 대상이 다른 사람인지 윤석열인지 갈등 상황인지 누구나 확실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원 전 지사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에 “그냥 딱합니다”라는 짧은 반응을 남겼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