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종목이 변경되면서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종목은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세에도 주가가 오른 반면, 일부 종목은 특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앞서 MSCI는 지난 12일 발표한 8월 분기리뷰에서 한국지수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SK바이오사이언스, 에코프로비엠을 한국지수에 신규 편입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편입 비중이 현재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으며, 카카오뱅크는 신흥국 지수 조기편입이 결정됐다. 

미국계 펀드의 95%가 이 지수를 참고할 정도로 MSCI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MSCI는 매년 4차례 시가총액 및 유통주식수 등을 기준으로 지수 구성종목을 조정하는데, MSCI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또한 변경된 내용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한다. MSCI 지수 편입은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 요인으로 해석된다. 

실제 SKIET, 에코프로비엠 등은 지난 12일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MSCI 지수 편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달 22일 23만원을 돌파한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던 SKIET는 12일에만 1만5000원(7.41%)가 올라 21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에코프로비엠도 7000원(2.25%)이 상승한 31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편입 소식에도 일부 종목은 오히려 발표일 주가가 하락했다. 발표 전 30만원대를 오갔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12일 1만4500원(4.83%) 하락한 28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를 보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10일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승인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10만원 중반대였던 주가가 30만원을 넘어선 상태였다. 최근 주가가 상당히 오른 만큼 MSCI 지수 편입이 추가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또한 조기편입이 확정됐으나 12일 600원(0.81%) 내린 7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미 주가수익비율(PER)이 200배를 넘어 은행업 평균(약 5배)을 크게 초과한 만큼, 추가적인 매수세가 두드러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MSCI지수에 조기 편입된 대형 기업공개(IPO)주는 지수 편입 때까지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보다는 불규칙적인 변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카카오뱅크 주가수익비율(PER)은 220배(6일 종가 기준)에 달해 은행업 평균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어서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차익 실현 기회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13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전일 대비 3.25% 오른 7만6200원에 거래되며, MSCI 편입 효과를 뒤늦게 보는 듯한 모양새다. 

편입 비중 축소가 결정된 SK텔레콤은 오히려 MSCI 분기변경 발표일 주가가 크게 올랐다. SK텔레콤은 12일 전일 대비 1만9000원(6.47%) 오른 31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MSCI 정기변경으로 관련 외국인 매도 규모는 9164억원으로 전망된다. 시가총액 대비 약 4% 규모로 수급 측면에서의 약세가 전망되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관련 영향이 마무리되는 8월 말에는 적극적 비중 확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카카오뱅크와 함께 MSCI 조기편입이 예상됐던 크래프톤은 다음 기회를 기다리게 됐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 편입이 될 경우에는 상장일 또는 다음날에 조기 편입을 공표하는데, 크래프톤의 상장일 다음날인 8월 11일까지 MSCI에서 조기 편입을 별도로 공표하지 않았다”며 “유동비율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하며 조기 편입이 불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는 11월 MSCI 반기 발표에서 편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반기 리뷰는 조기 편입 경우보다 편입 기준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며 “크래프톤의 경우 오는 11월 반기 리뷰에서의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 또한 “11월 반기 리뷰에서는 MSCI 지수에 편입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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