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레터마크
사진=삼성전자 레터마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공모한 혐의로 수감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9일 오후 결정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가석방심사위의 결정으로 재수감된 지 207일만인 오는 13일 가석방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가석방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8만원 근처에서 형성되던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복귀하면서 삼성의 총수 공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반도체, 스마트폰 등 시장 상황을 살피고 대책 마련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결정으로 그룹 전반적으로 총수의 경영권 공백에 따른 컨트롤 타워 부재와 M&A 및 대규모 투자 등의 의사 결정 지연의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당장 대규모 투자 집행 등의 빠른 의사 결정이 절실했던 반도체 부문의 투자들이 속도를 낼 전망"이라면서 "긴 호흡에서 기업 가치 제고 이후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는 관계사들의 투자 심리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기대와는 달리 삼성전자의 주가는 10일 10시 53분 기준 전일대비 1.35% 내린 8만400원에 형성돼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이 되더라도 경영 일선에 완전히 복귀하기는 어려운 만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된 상태여서 경영에 복귀하려면 법무부 특정경제사범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사협의회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관련 입장문에서 "가석방으로는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취업제한(5년)으로 경영현장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며 "필요시 법무 장관의 취업 제한 예외 승인과 더 나아가 조속한 사면으로 글로벌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