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국내 대표 조선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예년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주 실적으로 수주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과 격차가 벌어지고 일본 업체의 거센 추격을 받는 상황으로 하반기 경영 전략을 수정해야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 수주액은 146억 달러로 올해 수주목표(545억 달러) 대비 26.8%에 그쳤다.

현대중공업은 올 초 수주목표를 250억 달러로 잡았으나 현재 목표 달성률은 35.2%(88억 달러)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주목표로 각각 150억 달러, 145억 달러를 책정했으나 상반기까지 목표 대비 26%(39억 달러), 13.1%(19억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만 해도 조선 빅3는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실적을 쌓아왔으나 올해는 해양플랜트 건조 계약이 뚝 끊겼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인도네시아 장크릭 FPU, 쿠웨이트 CFP프로젝트 등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3기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전년(7기)와 비교하면 수주 계약건은 반토막이 났다.

삼성중공업도 드릴십 2척,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1척 등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3척(29억 달러)을 수주하는 데 그쳐 전년(70억 달러)만 못한 실적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 동안 해양 플랜트 시장에서 한 건의 계약도 따내지 못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체들은 올해 상반기(1~6월) 555만1480CGT를 수주, 중국(909만4481CGT)에 크게 뒤졌다. 지난해 상반기 786만9214CGT와 비교하면 수주량이 29.5%나 급감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수주액마저 중국 업체들에 밀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 업체들은 217억700만 달러어치를 수주, 중국 173억2800만 달러에 앞섰으나 올해 들어 순서가 뒤집혔다. 한국 조선 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수주액은 132억1600만 달러로 중국 145만56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 업체들은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31.8%에서 27.1%로 4.7%p 밀려났다. 반면 중국은 전년 39.9%에서 44.4%로 4.5%p 늘며 시장 점유율을 늘어났다.

일본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상반기 344만8510CGT를 수주, 한국 업체들의 수주실적에는 못 미쳤지만 올해 4월과 6월에 2차례나 월별 수주 실적에서 한국을 앞질렀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 업체들의 하반기 경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조선 빅3 업체들은 수주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단 최근 석유 가격이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해양플랜트 시장이 일시적인 냉각기를 맞은 것일뿐 추세적으로 보면 해양 플랜트 시황이 하반기 들어 회복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해양 플랜트 계약은 한 건당 수십억 달러씩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많아 금방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해양 플랜트 발주가 하반기 이후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수주목표 수정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일단은 연초에 세운 계획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며 "계획을 수정해야할 상황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경기가 활발하게 살아나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경기 상황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일단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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