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셧다운제 논란, 국회 ‘완화’ vs 학부모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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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셧다운제 논란, 국회 ‘완화’ vs 학부모 ‘강화’
  • 김윤진 기자
  • 승인 2021.07.2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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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각계에서 게임 셧다운제 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최근 학부모단체와 학계에서 반대 의견을 제시해 입법 추진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는 게임 셧다운제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고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학부모단체는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펴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셧다운제란 16세 미만 청소년의 PC온라인게임 접속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 청소년이 게임에 과몰입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2011년 11월 시행됐다.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가 관장하는 청소년보호법 상 ‘강제적 셧다운제(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접속 제한)’와 문화체육관광부 ‘선택적 셧다운제(보호자가 이용시간을 조율)’로 구분된다. 최근 폐지 논의가 활발한 제도는 강제적 셧다운제다.

IT시민단체 오픈넷은 ‘게임 셧다운제 폐지’ 헌법소원 청구인을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헌법소원에 나선 배경은 강제적 셧다운제가 청소년 행복추구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게임사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라는 이유에서다.

오픈넷은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 수면시간까지 간섭하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청소년 보호에 있어 우선해야 할 가족의 자율성을 형해화하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셧다운제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게임 이용시간과 수면시간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고, 수면시간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학습시간이라는 것이다.

청소년이 게임 과몰입에 빠지는 이유가 자극적인 게임에 있는 것이 아닌 학업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의견도 보였다. 청소년이 게임에 의존하는 원인은 과도한 학업, 가정 불화, 다른놀이문화 부재 등 다양한 심리·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오픈넷은 “셧다운제는 게임이 모두 유해하다는 부정적 인식과 함께 특정 시간에 게임을 못하게 하면 게임 과몰입·중독을 막을 수 있고 청소년의 수면시간이 보장될거라는 근거없는 주장에 의해 도입됐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하고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청소년은 도서·만화·영화·애니메이션 등 다른 문화콘텐츠와 달리 게임은 자유롭게 즐기지 못해,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인 게임시장에서 국내 업계만 도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도 셧다운제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회에서는 지난달부터 셧다운제를 완화하는 의안이 총 6건 쏟아졌다. 주로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선택적 셧다운제만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 사진=조승래 의원실 네이버 블로그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지난 20일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위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는 우리나라 게임산업 진흥과 학부모의 자율적 자녀교육권 보장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반면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에 반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회가 10년 간 선택적 셧다운제 활성화 등 강제적 셧다운제를 대체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폐지 논의가 급진전되자 태도를 바꿨다는 주장이다.

학부모단체와 중독포럼 등 60여 곳으로 구성된 ‘아이들의 균형잡힌 성장과 건전한 게임이용환경 조성을 위한 학계, 시민사회단체 일동’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셧다운제 폐지는 특히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셧다운제 폐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게임과 디지털미디어 과몰입 예방책을 마련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셧다운제가 2014년에 이미 합헌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청소년 심야 수면시간, 학습권, 건강한 발달 환경 보장을 위한 절대적 수면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단체는 오히려 셧다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적용 대상을 기존 16세 미만에서 청소년보호법 상 보호연령인 19세 미만까지 넓혀야 입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게임업계가 청소년 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전문가들이 디지털미디오 활동이 정신행동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경고하고 있다”며 “업계의 모니터링과 주의 정보 제공, 피로도 시스템, 치료, 보호 등 다양한 제도적 보완장치 도입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끝으로 “우리 아동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발달을 걱정하는 관련학계, 시민사회단체들은 셧다운제도를 폐지하려는 시도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을 통해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에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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