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3일 도봉구 부동산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사진=13일 도봉구 부동산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최근 발표된 다자, 양자 대결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윤석열 전 총장의 하락세가 가시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0~11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주자 지지도 여론 조사 결과, 다자 대결에서 윤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각각 26.4%, 25.8%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의 격차는 겨우 0.6%포인트 차이로 윤 전 총장이 이재명 경기 지사를 근소하게 앞섰다.

여론조사 3위는 이낙연 전 대표다. 지난달 26~27일 조사된 같은 조사에 비해 윤 전 총장 지지율이 4.3%포인트 하락하고 이 지사 역시 0.8%포인트 떨어진 반면,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6.9%포인트 상승해 16.4%를 기록했다. 

가상 양자대결에 있어서도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먼저 이재명 전 지사와의 양자 대결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42.2%로 41.5%의 지지율을 기록한 이재명 후보를 0.6%포인트 차로 간신히 앞섰다. 지난 조사의 같은 항목과 비교하면 이번 조사의 양자 대결에서 이 지사는 1%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 전 총장은 6.5%나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윤 전 총장의 하락세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윤 전 총장의 양자 대결 대상이 이낙연 전 대표였을 경우에는 이 전 대표가 우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가상 양자 대결에서 이 전 대표는 윤 전 총장(41.2%)를 2.5%포인트 앞선 43.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자 대결에서 3위에 머물렀던 이 전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외려 이재명 경기지사보다 경쟁력이 있던 셈이다. 

이에 더해 쿠키뉴스의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의 힘이 빠진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관측된다. 해당 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처음으로 윤 전 총장을 앞섰다. 게다가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지지율은 각각 36.0%와 43.9%였다. 두 사람간의 격차는 7.9%포인트로 오차범위 밖(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p)을 벗어났다.  

불과 얼마전까지도 여야를 통틀어 1위를 기록했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다수 정치 평론가들은 첫 번째 원인으로 윤 전 총장의 처가 리스크를 꼽는다. 현재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는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 당일 윤 전 총장은 "법 적용에 예외는 없다"라며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최씨 사건의 본질은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을 편취한 사건이다. 재판부도 이 점을 중하게 여겨 최씨를 법정구속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의 입장은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장모가 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됐다라는 취지의 사과를 했더라면 대권주자로서 이미지가 더 나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부인 김건희씨 박사 논문 표절 의혹도 지지율 하락세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김건희씨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 “당연히 검증되어야 한다. 참 입에 올리기 민망할 정도로 안 좋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의 책임회피에 ‘윤로남불’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대학이 자율적이고 학술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는 게 무슨 해괴한 말인가”라며 “(논문 표절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로, 업무방해죄도 성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참여 선언 후 문재인정부 비판에만 열을 올리며 대권주자로서 이렇다할 정책이나 비전을 보여주지 않는 점도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윤석열이 듣습니다’와 같은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대권주자의 자질이나 능력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수층을 의식한 발언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중도층을 껴안는 노력이 없이 보수층만 바라보는 행보로는 지지율 확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캠프는 현재 비상이 걸렸다. 하락하는 지지율을 반전시키지 못하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처럼 한때 반짝 떠올랐다 사라질 수 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