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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학교에서 학교 폭력을 당한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되는
A군의 부모가 올린 국민청원 갈무리 

광주에서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등학생 A군의 부모가 학교 폭력의 가해 학생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6일 올렸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청원인은 “6월 29일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학교에 간다던 자신의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인근 산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례를 치르던 중 교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제보받고 (극단적 선택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면서, (아들이) 수년간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 길이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아들이 매일 웃으며 저의 퇴근길을 반겨주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항상 씩씩하게 말하던 녀석인데, 속으로 그 큰 고통을 혼자 참고 견디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비로써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라면서 학교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들을 이전에는 알고 있지 못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숨진 A군의 부모는 청원글에서 “학교 폭력을 가한 가해 학생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 저희가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해주십시오”라면서 “우리 아들의 억울함을 풀고, 학교 폭력이 없는 세상이 오도록 끝까지 도와주십시오”라고도 적었다. 

현재 국민청원의 해당 게시글은 87,227명의 동의를 받았다.

광주 광산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19분경 광주 광산구 어등산 팔각정 인근에서 A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군 몸에 외상이 없는 등으로 미루어 보아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유족들로부터 A군이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영상을 확보해 학교 폭력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주변 학생이 A군이 정신을 잃을 때까지 목을 조르는 등 A군을 괴롭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 A군이 남긴 유서에는 ‘심한 장난을 말려줘서 고맙다’는 등 학교 폭력을 암시하는 내용과 함께 학업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 사건은 A군이 다닌 학교와 교육청, 경찰이 함께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서부교육지원청 박주정 교육장은 6일 광주 CBS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정황과 학교의 조사 결과를 봤을 때 학교 폭력과 연관은 있다고 생각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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