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투자자들로부터 ‘기업가치 거품’ 지적과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다. 단일 게임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IP 안정성을 증명한다면 해소될 문제라는 시각이다.

크래프톤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공모가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주요 사항에 대한 정보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크래프톤은 공모가를 45만8000원~55만7000원에서 40만 원~49만8000원으로 5만 원가량 낮췄다. 이에 예상 시가총액도 19조 원~24조 원으로 약 4조 원 줄었다. 아직 최대치 기준 대형게임3사인 넥슨(22조 원), 엔씨소프트(18조 원), 넷마블(11조 원)보다 높다.

새 증권신고서에서는 ‘단일 게임 리스크’와 ‘비교기업 부적합 가능성’이 반영됐다. 단일 게임 리스크는 크래프톤이 IPO 본격화 선언을 하기 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PC·콘솔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중국 ‘화평정영’ 등 배틀그라운드 IP 실적이 96.7%에 달한다. 지난해 기대작이었던 ‘엘리온’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칼리스토 프로토콜’도 배틀그라운드 IP를 토대로 한다.

크래프톤도 이러한 리스크를 인정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는 “높은 의존도에 관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주기적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한 라이프사이클 장기화, IP 세계관 확장, 신규 게임 출시 등 IP 강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 영업수익이 감소할 경우 사업,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전에는 화평정영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텐센트에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점을 들어 “향후 중국 내에서 규제가 확대되거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경우 사업,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교기업 선정 배경도 의문이었다. 크래프톤은 당초 업종이 다른 ‘월트디즈니’ ‘워너뮤직’, 세계 시장에서 10년 이상 꾸준히 화제작을 배출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테이크투’ 등을 비교기업으로 꼽았다.

크래프톤은 업력은 10년이 넘었지만 회사 이름을 세계에 알린 배틀그라운드는 4년 전, 모바일은 3년 전 발매된 게임이다. 또한 비교기업들은 다양한 IP 홀더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크래프톤이 다시 선정한 비교기업은 ‘엔씨’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게임사 네 곳이다. 크래프톤은 “비교기업과 사업 연관성이 존재하고, 매출 구성 측면에서 비교 가능성이 일정 수준 존재하지만, 최종 선정된 기업들이 반드시 적합한 비교기업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으니 투자 시 유의 바란다”고 설명했다.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배틀그라운드 IP가 장기흥행 궤도에 안착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IPO는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두 시각이 공존한다.

비전을 높이 평가하는 투자자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버전’과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의 출시 전 기대감을 예로 들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버전과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각각 사전예약 2000만 명, 1700만 명을 기록 중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14일~27일 진행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일정은 내달 2일~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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