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리커버리센터 김옥란 센터장
상태바
[인터뷰] 리커버리센터 김옥란 센터장
  • 최소영 기자
  • 승인 2021.07.01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사람의 회복이 다음 사람의 회복을 돕고 연대할 때 공동체 건강해져"

누군가를 어둠에서 빛으로 끌어내는 일은 언제나 경이롭다.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일과도 같기 때문이다. 고립청년(은둔형외톨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고립청년들을 도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게 하고자 하는 손길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코리아>는 6월 25일 K2인터내셔널코리아를 방문, 활동상을 소개한데 이어 고립청년들의 회복을 돕는 ‘리커버리센터’를 소개한다. 

6월 29일 오전고립청년들의 자립을 돕는 김옥란 센터장을 만나 보문동의 리커버리센터에서 대화를 나눴다. 리커버리센터에서는 크루(고립청년들을 이르는 리커버리센터의 표현)들과 코치들이 같이 오전 프로그램을 한창 하고 있었다. 

사진=리커버리센터 김옥란 센터장
사진=리커버리센터 김옥란 센터장
사진=리커버리센터 입구
사진=리커버리센터 입구

다음은 김옥란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리커버리센터는 어떤 곳인가
-정서적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고립된 청년들의 총체적 회복을 지원하고, 고립된 개인에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단체다

리커버리센터에 있는 청년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대인기피와 사회불안장애 등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사회적 고립된 청년들이다. 고립의 유형은 아주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대인기피와 사회불안장애 등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사회적 고립된 청년들이라고 볼 수 있다. 고립의 유형은 아주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학창시절 학교폭력으로 정서적 육체적으로 피해를 입은 청년들, 보호자가 아예 없거나, 가정환경의 과보호나 방임속에 자라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지만 사회활동의 경험이 없는 청년들이다. 고립의 경험이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이 넘은 청년들이다. 

리커버리센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아주 예전(1998년)에 신문보급소를 할 당시 어떤 아이가 문을 열어 놓은 보급소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들어와 밥을 먹고 있었다. 알고 보니 학교도 안 다니는 14살의 아이였다. 딱 봤을 때는 10살 정도로 보일 만큼 아이가 아주 작았다. 그걸 보고 못 넘어가겠더라. 그래서 그때부터 밥을 같이 먹으며 돌보기 시작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어릴 때 집을 나가고 알콜중독의 아버지와 둘이 살면서 방임된 상태로 학교도 가지 않았다. 이후 아버지가 사망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그 아이는 우리 식구가 되어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그 뒤로 또 다른 부모가 없고 연고가 없는 청년 3명과 함께 공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을 한 게 2003년도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청년들이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를 바랬지만, 사회속에서 잘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자신의 깨어진 삶을 바로 세우는 회복이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2018년 고립된 삶에서 회복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늘 관심으로 인터넷 서치만 했던 미국 시애틀의 도시빈민단체들인 ‘페어스타트’(FareStart), ‘리커버리카페’(Recovery Cafe), ‘쥬빌리하우스’(Jubilee House), ‘컴퍼스하우징연합’(Compass Housing Alliance)의 여러곳을 탐방하면서 회복사업을 보고 배워와서 한국의 문화에 잘 맞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면서 고립청년 회복사업을 하는 이곳의 커버리센터를 만들게 되었다.

사진=리커버리센터 팸플릿
사진=리커버리센터 팸플릿
사진=리커버리 센터 내 활동 공간(A클래스 방)
사진=리커버리 센터 내 활동 공간(A클래스 방)

리커버리 센터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나
-먼저 공동생활훈련 프로그램이 있다. 일반 가정집의 형태의 집인데 한 층에는 8명, 7명이 거주하여 총 15명이 같이 살아가면서 대인기피를 극복하고 의사소통과 갈등해결을 배워간다.

그리고 혼밥이 아닌 다함께 요리를 하고 함께 먹는 쿠킹 런치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야채를 다루는 법, 씻고 다듬고 하는 것을 같이 한다. 지금도 밖에서 한 조는 음식을 하고 나머지 조는 뒤에서 보는 것처럼 기지개 모임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매일 코치님의 주도하에 점심을 한 조씩 돌아가면서 만드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야구단도 있다.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 실제 야구장을 빌려서 훈련을 하고 그 속에서 성취함과 공동체성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야구는 홈에서 시작해서 홈으로 돌아오는 게임인데, 자신의 갈 곳을 찾는다는 것과 불안, 공포, 우울을 잘 던지고, 잘 받아내는 케치볼을 하면서 극복해 간다. 

마지막으로 예술단이 있다. 이 예술단에서 자신의 숨어있던 재능을 발견하고, 위축된 삶을 용기를 갖도록 한다. 실제 활동중인 배우, 작가, 가수, 감독 등의 예술인5명이 한 팀이 되어서 리커버리센터에서 활동한다.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를 주제로 단편영화를 만들어보고, 자신을 표현하는 글을 가지고 노래를 만들면서 고립속에 가두었던 자신의 고통과 분노와 좌절을 제대로 표현하게 한다. 이렇게 표현하다보면 결국 자신의 고통과 분노와 좌절과 우울을 잘 다독이며 점차 정서적으로 회복이 되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리커버리센터 프로그램의 효과는 있었나
-효과 있다. 일단 공동주거를 하니까 규칙적인 생활이 된다. 눈에 보이는 긍정적인 한 케이스로 얘기하자면, 10년가까이 집안에서만 생활해서 비만이던 아이는 공동생활을 시작하면서 3개월만에 20키로 넘게 감량되었다. 
아침에 일어나고 제 때에 식사를 하는 규칙적인 생활만으로도 체중조절과 감정조절은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간다.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이 밤낮이 바뀐 생활도 많이 하고, 영양부족으로 많이 지쳐있는데 규칙적인 생활 한 두 달만 하면 청년들이라 회복이 빨라서 금방 정상 생활을 할 수가 있다. 이곳에서는 시간을 쓰는법, 돈쓰는 법, 화해하는 법, 소통하는 것을 배우면서 나를 알아가고 내 옆에 있는 이들을 알아가고 더 나아가 사회를 알아가게 하는 것들을 배운다. 이렇게 회복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청년들중 최근 2년동안 20여명의 청년들 중에 6명은 주거와 경제적 자립을 했고, 1명은 학업을 하고, 4명은 올해 취업이 되었다.

고립된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청년세대들의 건강한 커뮤니티가 없다. 예컨대 학폭 피해자로 학교를 자퇴하면 학교를 못하고 친구들도 못 만난다. 낙오자라고 스스로를 낙인찍어버리면서, 사회 어른들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할 뿐이다. 그 상태에서 어떻게든 혼자서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을 가려고 하거나 뭘 해보려고 애를써도 혼자서 자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학업에 대한 실패로 또 다시 고립을 경험하게 되는 거다. 기회의 폭이 좁아서 할 수 있는 일은 일용직 알바 정도에 국한될 수밖에 없으니까 이 친구들은 계속 실패감을 맛보게 되고 스스로를 필요 없는 사람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스스로 그리고 경쟁사회의 분위기속에서 정서적인 공격을 받는 거다. 

고립된 청년을 주변에 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제일 시급한 건 부모로부터의 정서적 독립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면서 자신의 삶을 디자인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우리가 공동생활훈련의 사역을 계속하는 이유는 부모와 아이들이 건강하게 간극을 유지하면서 서로가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리커버리센터에서 통학을 하는 경우가 있고 하우스에 지내는 경우가 있는데, 공동생활로 같이 생활하고 음식을 하우스에서 같이 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서로 협동한다. 이런 회복의 성장은 공동생활을 통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바뀌지 않은 가정으로 돌아가면 분노, 우울, 갈등, 회피하는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된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지지하고 부모의 역할을 잘하도록 부모들도 배워가며 가정 내에서 차근차근 분립해보는 것을 해보라고 하고 싶다. 

고립된 청년들이 사회로 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나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사회적 교육 문화를 많이 바꿔야 한다고 본다.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불안한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부모와 자녀들 모두 혼란 가운데 잘못된 경쟁 사회를 경험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청년세대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 교사. 학교, 사회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멘토를 만나서 공유할 수 있는 청년공간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고립청년을 성공적으로 도운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조현병이 있는 친구를 2015년도에 알게 됐다. 이 친구는 중간집(정신병동에서 나와 사회적응을 위해 지내는 임시거주공간)에 있던 친구였는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갈 데가 없어서 하우스에 입주를 시켰다. 계속적인 건강유지를 위해 약물치료를 하면서 리커버리센터의 회복프로그램을 참여 했다. 그러던 중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은 조현병 환자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사회복지직에 취업이 됐다. 그리고 작년 1월에 청년주택에 당첨이 돼서 살고 있다. 자기 학업도 찾고 직장도 찾고 주거 자립도 하고 이번에 결혼도 한다. 그 청년은 굉장히 힘든 케이스였지만, 본인의 의지가 있었다. 본인의 의지가 있는 상태에서 회복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굉장히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이렇게 회복된 지금은 일 끝나고 가끔은 리커버리센터에 와서 자신의 삶을 나누며 살아간다. 

이 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던 때는
-청년들이 회복되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갔을 때.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이 됐을 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회복을 전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이다.

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지원들이 있다면
-고립된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안전한 주거 사업이 더 확장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서적 회복과 치료를 위한 후원도 필요로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가정이 없는 친구나 시설에서 나온 사회경험이 없는 친구들을 위한 멘토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청년 일경험의 기회들도 필요로 한다. 청년재단에서 고립청년 일자리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런 일자리 기회의 제공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비전은.
 -한 사람의 회복이 다음 사람의 회복을 돕고, 그 다음에 이 사람들이 다 연대하면서 공동체에서 건강 유지를 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또 고립청년들이 일경험을 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드는 것도 꿈꾸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