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림] 비 오는 주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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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그림] 비 오는 주일날
  • 김용국(시인)
  • 승인 2021.07.02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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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연.
사진 원정연.

 

당신은 교회에 가고
나는 빗길을 가고

당신은 예배를 보고
나는 비를 보고

당신이 기도 속에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동안
나는 빗물 위에 당신 이름을 쓰네.

당신이 얼굴 환한 교인들과 성경을 읽으면
나의 묵상은 유리창에 빗물처럼 반짝이고

당신이 나직이 찬송가를 부를 때
나는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비 오는 주일날.

비 오는 주일날입니다. 아내는 교회에 가고 교회에 가지 않은 나는 집에서 비 오는 풍경을 바라봅니다. 뜬금없이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내가 하나님에게 예배를 보는 것이나 내가 아내의 생각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은 어쩌면 같을 수도 있다고.  
‘당신이 나직이 찬송가를 부를 때 / 나는 그대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 비 오는 주일날.’

*사진은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원정연의 작품입니다. 현재 안동시 신세동 벽화마을에서 북카페 ‘다시, 여기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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