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서 노동 이슈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는 크래프톤이다. 노동계는 업계에 자정 노력이 없어, 고용노동부가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크래프톤 직원 일부는 A유닛장과 B팀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받았다며 사내 인사팀에 신고했다. 관련 내용을 고용당국에 접수한 이들도 있었다.

해당 직원들은 A유닛장으로부터 “업무가 늘어 더 쥐어짜야 한다”고 듣는가 하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1평짜리 전화부스로 출근해 업무와 식사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휴가제도로 정한 반차 사용을 제한했다고도 진술했다.

또 이명이 있는 직원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업무를 줄여달라고 요청하자, B팀장은 “인사고과에 불이익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B팀장이 윗선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마음만 먹으면 당신을 일하는 동안 숨 막히게 만들 수 있다”고 괴롭혔다는 의견도 있었다.

크래프톤은 5대 대형 게임사 가운데 유일하게 포괄임금제를 고수하는 곳이기도 하다. 포괄임금제는 추가근무 수당 등을 급여에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임금제도로, IT노동계는 업무 시간과 강도를 높이는 제도라고 비판한다. 2019년에는 장시간 근로 및 휴일 근무 규정을 어기는 등 문제로 고용당국으로부터 세 차례 시정지시를 받기도 했다. 

사측은 노무사를 고용해 이번 의혹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25일 <이코리아>와 서면인터뷰에서 “신고 접수 후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유급휴가로 공간적으로 분리했다”며 “공정성 확보를 위해 외부 노무사를 고용해 조사 중이고, 양측의 입장을 모두 확인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노동 이슈는 앞서 넥슨,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넥슨 노동 조합 스타팅포인트는 이달 초 전환배치 대기자 처우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시위에 나선 바 있다.

펄어비스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발표한 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1135명 중 329명이 주52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로를 하고, 수당 3억8000만 원을 받지 못했다. 또 사측이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선출에 개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해 말에는 스마일게이트 계열사 3곳이 주52시간 근무제 위반으로 고용당국으로부터 시정지시를 받기도 했다. 노동조합 SG길드에 따르면 당시 스마일게이트RPG·엔터테인먼트·스토브 직원 124명은 임금 2억9000만 원을 받지 못했다.

IT노동계는 산재한 이슈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넥슨·스마일게이트·엑스엘게임즈·웹젠 노동조합 등이 속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지난 10일 ▲위계에 의한 과도한 업무와 괴롭힘 ▲주52시간제 위반 ▲정규직임에도 불안정한 고용 ▲임산부의 연장근로 등 문제가 업계에 만연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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