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부친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측이 공지 없이 방송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민씨 아버지 손현씨는 7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그알에 몇 가지 수정사항을 요청한 뒤 매일 가고 싶지도 않은 홈페이지에 가서 수정 공지를 보고 있었다”며 “그런데 혹시나 해서 ‘다시보기’를 하니 다 수정이 돼 있다. 뭘 바꿨는지 공지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손씨는 앞선 방송에서 ▲휴대전화와 관련한 전문가 멘트 ▲경찰보고서와 다른 3시 37분 목격자 진술 재연장면 ▲가족이 집에서 나오는 시간이 CCTV 시간과 불일치 등 ‘그알’ 측에 요청한 수정사항 3가지에 대해 언급했다.

손씨는 휴대전화 관련 전문가 멘트와 관련해 “정민이 휴대전화가 아니라 다른 휴대전화를 찾는 건데 황당한 멘트”라며 해당 발언이 다시보기에서는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또 ‘그알’ 제작진이 정민씨와 친구 A씨의 모습을 재연한 장면에 대해서는 “(경찰보고서에) 2시 18분 사진에 짐 싹 정리하고 쪼그리고 앉아 휴대전화를 보는 것이 나와 있었는데 3시 37분의 재연장면은 어떠한 목격자의 진술과도 맞지 않는다”라며 “(지적 후) 당연히 사라졌다”고 했다.

아울러 친구 A씨 가족이 집에서 나오는 시간이 CCTV 시간과 맞지 않는다며 “(방송에서 5시 5분으로 표기된 것이) 5시2분이 돼야 한다. A씨가 집에 들어간 지 11분 만에 나오는 건데 14분 만에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하니 “(그알 측에서) 최종적으로 집에서 나오는 시간이 5시 5분이라서 (자막을) 그렇게 넣었다더라. 그래서인지 마지막 주차장 화면에는 시간이 없는데 경찰 보고서엔 5시 4분에 나온 것으로 돼 있다”고 강조했다.

손씨는 “이걸 가지고 계속 왈가왈부할 기운도 없어서 이 정도에서 그쳐야 할 것 같다”며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인지 의도적인지는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그알’ 제작진은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방송 내용 중 일부 오류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제작진은 A씨가 유족과 나눈 대화 녹취록 가운데 “(제가 일어났을 때) 정민이는 확실히 없었을 거예요. ‘다른 친구 B’는 옛날에 한 번 이렇게 뻗어서 되게 고생한 경험이 있어서 (친구들을) 무조건 챙겨야겠다 이런 생각이 취해도 좀 있었거든요”라고 말한 부분에서 ‘B’를 ‘정민이’라는 자막으로 내보냈다는 유가족 지적을 받고 이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 귀가시 CCTV 시간에 대해선 “모션 그래픽 효과가 들어간 해당 영상을 순간적으로 캡처해 악의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지난달 30일 발견된 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서 혈흔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음에 따라 사건이 사고사로 종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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