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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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와 외국인 매도세로 ‘7만전자’까지 내려앉았던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8만원대를 회복했다. 증권가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했던 것과는 달리 반등 흐름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8만3000원까지 오르는 등 반등세를 보이며 전일 대비 2.48% 오른 8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8만원대를 넘지 못했다. 증시 전체를 압박했던 인플레이션 우려와 기술주 하락세뿐만 아니라, 칩 공급 부족 및 휴대폰·파운드리 사업 부진 등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 이 때문에 지난달 13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종가 기준 7만원대를 기록했고, 이후 횡보세를 보이며 좀처럼 반등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달 재개된 공매도와 외국인 매도세도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로 규모가 약 6544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같은 기간 3조5409억원을 순매도한 것도 ‘7만전자’가 유지된 이유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일제히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하향하기도 했다. 가장 큰 폭으로 목표주가를 하향한 NH투자증권(11만원→9만5000원)은 1일 “삼성전자가 14nm DRAM, 176단 3D NAND 등 최신 공정에서 경쟁사보다 개발이 지연되고 있고, 전략 미스로 투자 확대 적기를 놓쳐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했다.

신한금융투자(12만원→10만5000원), 하나금융투자 (11만1000원→10만1000원), 하이투자증권(10만원→9만2000원) 등도 지난달 말 공개한 리포트에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8만전자’로 올라선 이후 지속적인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상승세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들어 28일까지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삼성전자를 순매도했으나, 31일 2541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4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매수한 삼성전자 주식만 8224억원에 달한다. 비록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아직 남아있지만, 수급 불안 등으로 인한 우려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공급 부족의 악재로서의 영향력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으며, 그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최근 소비심리 개선에 상승세 기록한 소비주, 한미원전협력, 소형모듈원전 산업 기대에 상승한 기계 업종에서 이제 반도체 중심으로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4일 낮 12시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85% 하락한 8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8만전자’ 고지를 회복한 삼성전자 주가가 향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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